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정치개혁‧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중 한 곳만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당 내부에서 '중요도'를 두고 입장차가 갈렸다. 이에 민주당은 이번 주 중 의원총회를 열고 두 특위 중 한 곳을 선택할 예정이다. 사진은 민주당 의원총회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정치개혁‧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중 한 곳만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당 내부에서 '중요도'를 두고 입장차가 생겼다. 이에 민주당은 이번 주 중 의원총회를 열고 두 특위 중 한 곳을 선택할 예정이다. 사진은 민주당 의원총회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국회 정치개혁‧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중 한 곳만 위원장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서다. 민주당 선택 이후 남은 한 곳의 특위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몫으로 돌아간다.

현재 정치개혁 특위(이하 정개특위)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사법개혁 특위(이하 사개특위)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각각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여야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간 ‘원포인트’ 국회 정상화 합의에 따라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위원장이 교체된다. 우선 선택권은 ‘원내 1당’인 민주당에 있다. 이에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의원총회를 열고 정치개혁‧사법개혁 특위 중 한 곳의 위원장을 선택할 예정이다.

한국당이 선거‧사법제도 개혁 방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어 민주당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당 의원이 특위위원장을 맡을 특위는 사실상 개혁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그래서 민주당은 두 특위 위원장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정개특위 위원장을 선택해야 한다는 쪽은 ‘선거제도 개혁’ 당위성에 대해 강조한다. 여야 4당(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간 공조 체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정개특위 위원장을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종걸 의원은 1일,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두 특위 중에서 우선 쟁점이 될 수 있고, 집중해야 하는 특위는 정개특위”라며 “정개특위 (위원장을) 민주당에서 갖게 될 것이고, 집중적으로 이번 이후 (선거법 개정안 등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두 특위 모두 중요한 현안을 다루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그래도 선거 개혁이 중요하지 않겠냐. 정치개혁이 제일 핵심이니까 (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 그 문제를 담당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개특위 위원장을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사법개혁 완수에 대해 강조한다. 특히 민주당도 검찰‧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사개특위 위원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개특위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법 등이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주장해온 중요한 의제이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주제”라며 “사개특위 (위원장을) 한국당에 넘겨주면 (민주당이) 사법개혁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안길 수 있다는 것이 주장의 논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 역시 같은 날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사법개혁과 관련해 공수처나 검‧경 수사권 조정, 경찰‧검찰‧법원 개혁이 중요하고, 패스트트랙에 올린 것 외에 많은 개혁 과제들이 있기 때문에 사개특위 위원장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며 “사개특위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당 내부에서는 ‘원내지도부에 일임하자’는 의견도 있다. 의원 간 입장차를 조율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특위 위원장을 맡는 문제로 당내 분란이 생긴 것처럼 비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민주당의 모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 지도부에서 나름대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게 맞다. (특위 위원장을 맡는 문제로) 입장차가 있지만, 지도부가 판단해서 결정하면 어느 의원이라도 동의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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