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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넷마블의 2분기 최대 기대작 ‘BTS 월드’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  ‘BTS 월드’ 게임화면 갈무리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지난달 26일 넷마블의 2분기 최대 기대작 ‘BTS 월드’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BTS 월드’는 출시 16시간만에 전세계 33개국 앱스토어 동시 1위를 석권하며 빠른 흥행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넷마블의 피·땀·눈물이 담긴 ‘BTS 월드’가 스토리텔링 게임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게임담당 기자는 주말을 포함해 약 5일간 ‘BTS 월드’를 직접 플레이해보고 주관적인 느낌을 담아봤다. 

◇ 눈뜨니 2012년, 나는 방탄소년단을 데뷔시켜야 한다!

게임은 아미였던 내(이용자)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초청 이벤트에 당첨돼 가던 도중 이상한 일을 겪으며 시작된다. 티켓에 프린팅 돼 있던 BTS 멤버들의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 나는 의아해하며, 예정된 콘서트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그 곳에서 콘서트 대신 데뷔 전의 RM(김남준)을 만나게 된다. 

그는 나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직원이라 부르고, 나의 가방 속에는 내가 알리 없는 계약서와 사원증이 들어있다. 휴대폰에는 2012년이라는 날짜가 선명하게 찍혀있다. 방탄소년단이 데뷔하기 대략 1년전이다. 어리둥절 하던 나는 RM과의 만남 직후, 그의 모습이 티켓에 생겨나는 것을 보며 캐스팅이 나의 역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후 나는 슈가(SUGA)-제이홉(j-hope)-진-정국-뷔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민까지 성공적으로 캐스팅하며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한 자리에 모으게 된다. 이어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온전한 ‘방탄소년단’을 데뷔시키기 위한 여정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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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면 직접 BTS 멤버들로부터 문자와 전화통화 등을 받을 수 있다. / ‘BTS 월드’ 게임화면 갈무리 

게임을 하면서 느낀 것은 단순한 아이돌 육성이 아닌 방탄소년단과의 교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었다.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걸려오는 메시지나 음성통화 등은 가상현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현실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진으로부터 치킨과 피자를 먹고 싶으니 사오라는 이야기를 듣는가 하면, 정국이의 부담감과 고민에 대한 위로를 건네는 것도 가능하다. SNS에 댓글을 남기면 멤버가 댓글도 달아준다. 이러한 교류로 각 멤버별로 호감도를 쌓는게 가능하다.

챕터1을 끝내고나면 멤버별 개인 이야기도 확인할 수 있다. ‘멤버들이 방탄소년단이 아니라면?’하는 가정을 바탕으로 하는 어나더스토리다. 메인 스토리와는 별개로 진행된다. 미니 드라마 형식으로 이뤄져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상미도 뛰어나 눈을 사로잡는다. 

물론 게임 진행은 멤버들의 카드를 모으고 성장시켜야만 가능하다. 7명의 멤버가 카드로 등장하며, 각 카드마다 멤버들의 모습과 능력수치가 달리 설정돼있다. 레벨업을 통해 감성·열정·체력·지혜 등 4가지 능력을 향상 시켜야 한다. 이후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주어지는 미션에서 요구하는 점수를 충족시켜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아울러 멤버 카드를 모으면 포토앨범을 열 수도 있다. 

◇ BTS IP 아미에겐 ‘강점’, 대중에겐 ‘글쎄’

‘BTS 월드’라는 게임에 맞게 게임 내 모든 콘텐츠가 아미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주변의 아미인 친구에게 말을 들으니 팬들이 아는 부분들이 꽤 사실적으로 구현돼있다고 한다. 예컨대 빅히트 오디션에 친구를 따라갔다가 우연히 응시해 합격했던 뷔와, 수많은 기획사 명함을 받았지만 RM에게 반해 빅히트를 선택한 정국의 사례 등 에피소드가 생생하게 담겼다.

넷마블이 단독으로 공개한 미공개 영상과 포토도 아미들의 통장을 ‘텅장’으로 만들기 충분한 콘텐츠다. ‘뽑기’를 통해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3~5성 카드를 뽑으면 고화질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 특히 5성 카드의 경우 gif형식의 움짤(움직이는 짤)로 돼있어 구매욕을 자극한다. 기자도 커피한잔 마시는 셈 치고 3,900원짜리 신입사원 팩을 구매해봤다. 이를 통해 진의 4성 카드를 뽑을 수 있었다. 

아울러 ‘BTS 월드’만을 위한 단독 OST, 옷 갈아입히기 등도 팬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야말로 모든 콘텐츠가 ‘아미의, 아미에 의한, 아미를 위한’ 것들이라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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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갖고 있는 카드들. 신입사원팩과 무료 뽑기 등을 포함해 뽑은 카드 총 39장 가운데 단 한장만 5성 카드다. / ‘BTS 월드’ 게임화면 갈무리 

다만 아미가 아닌 평범한 대중의 진입장벽은 조금 높다는 평가다. BTS의 IP(지식재산권)이 강점이자 약점인 셈. 사실상 팬이 아니라면 큰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게 기자 주변의 반응이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게임 진행 방법은 쉽지만 스토리 라인이 생각보다 허술하고 개연성이 없어 방탄소년단의 팬이 아니라면 즐길거리가 없다는 것.

아울러 멤버들의 음성 녹음도 조금 아쉽다는 평가다. 녹음된 멤버들의 전화통화 등 음성녹음 대다수 뒤에 미세한 잡음이 섞였다. 깨끗하게 들리지 않고 ‘지지직’ 거려 몰입도를 낮춘다. 멤버들의 음성을 좀 더 크고 또렷하게 듣고 싶은 아미로서도 서운함을 토로할 수 있는 부분이다. 

포토 앨범을 완성하기 위한 뽑은 카드가 사라진다는 점도 팬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과금을 해서 열심히 카드를 뽑아놨더니 앨범을 열려면 다른 카드를 제물로 삼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멤버들의 포토카드로 장사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고화질 사진과 움짤을 얻을 수 있는 3~5성 카드는 한 장 뽑을 때마다 20개의 보석이 든다. 20개는 통상 2,400원(애플 앱스토어 기준) 정도로 그리 비싼 금액은 아니지만 움직이는데다 능력수치가 높은 5성 카드가 나올 확률은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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