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상반기 국내 완성차업계 중 유일하게 총 판매실적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뚜렷한 판매감소세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쌍용차
쌍용자동차가 상반기 국내 완성차업계 중 유일하게 총 판매실적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뚜렷한 판매감소세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쌍용차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연이은 신차 성공에 힘입어 내수시장 3위 자리를 굳건히 다지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상반기 판매실적에서 국내 완성차업계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판매 감소세도 나타나고 있어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쌍용차는 올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5만5,95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만1,505대에 비해 8.6% 증가한 수치다. 티볼리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G4 렉스턴은 기저효과로 다소 감소세를 보였으나 렉스턴 스포츠와 코란도의 선전이 돋보였다. 특히 새롭게 출시된 코란도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4배가 넘는 판매실적을 올렸다.

수출은 다소 주춤했다. 완성차 수출은 1만2,239대로 지난해 상반기 1만5,443대 보다 20.7%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162대에 그쳤던 CKD(반조립제품)가 2,088대로 증가하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감소했다.

이처럼 수출은 아쉬웠으나, 보다 비중이 높은 내수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쌍용차는 총 판매실적도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다. 쌍용차의 상반기 총 판매실적은 완성차 기준 6만8,189대, CKD 포함 7만277대다. 완성차 기준으로는 1.9%, CKD 포함 기준으로는 4.7%의 지난해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총 판매실적이 증가한 것은 쌍용차가 유일하다. 현대자동차는 내수시장에서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해외판매가 부진하며 총 판매실적이 감소했다.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 등은 내수시장과 해외판매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상반기 성장세를 기록하긴 했으나, 쌍용차의 최근 판매실적 추이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3월부터 5월까지 줄곧 1만대를 넘겼던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6월 들어 8,000여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1만2,000~1만3,000여대를 넘나들던 총 판매실적 역시 1만여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쌍용차는 올해의 신차로 출시한 코란도가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2,202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코란도는 4월 1,753대, 5월 1,585대, 6월 1,114대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출시 직후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게 남는 대목이다.

티볼리와 G4 렉스턴도 경쟁모델이 가세하면서 한층 더 치열해진 시장 상황 속에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 6월 판매실적에서 티볼리는 3,000대, G4 렉스턴은 1,000대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쌍용차는 쌓인 재고 처리를 위해 사상 최초로 ‘일시적 생산중단’이란 처방을 내렸다. 노사합의를 통해 총 4일간 생산을 중단한다. 생산중단 일자는 5일과 8일, 12일과 15일로 모두 주말과 이어지는 금요일·월요일이다.

하반기 전망도 밝은 편은 아니다. 그나마 준수한 판매실적을 이어오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는 하반기 경쟁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티볼리 역시 현대차의 베뉴, 기아차의 셀토스가 각각 소형SUV 시장에 새로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어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난 수년간 성공가도를 달리며 ‘SUV 명가재건’을 기치로 내건 쌍용차가 하반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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