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남북미 3자 회동에 대해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일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개최된 26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사상 최초로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마주 잡았고, 미국의 정상이 특별한 경호 조치없이 북한 정상의 안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25m 거리에 있는 최전방 GP를 방문했다.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한 것은 사상 최초”라며 “양국 대통령이 군복이나 방탄복이 아닌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최전방 GP를 방문한 것도 사상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모든 일들은 정상들 간의 신뢰뿐 아니라 판문점 일대 공동경비구역이 비무장화되는 등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완화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늘 강조해왔던 것처럼 남북관계의 개선과 북미 대화의 진전이 서로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북미 회동의 공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돌렸다. 문 대통령은 “세계를 감동시킨 북미 정상 간의 판문점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를 통한 파격적인 제안과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호응으로 이루어졌다”며 “그 상상력이 세계를 놀라게 했고, 감동시켰으며, 역사를 진전시킬 힘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단독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조치와 제재완화가 논의됐던 하노이 회담과는 다소 결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포괄적 합의’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고 미국이 체제안전을 보장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은 문 대통령이 ‘평화시대’를 언급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높인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군사적인 안전 보장은 평화협정이지만 정치적인 체제 보장은 사실 수교”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제재 완화에서 체제 안전보장 요구로 바꿀 것이니 미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해주는 조건에서 실무협상을 한다면 못 할 것이 없다. 이렇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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