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주년을 앞두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시사위크
상장 1주년을 앞두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티웨이항공이 상장 숙원을 푼 지 1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간 주가와 여전히 어두운 전망으로 인해 씁쓸한 분위기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8월 1일을 기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LCC업계 3번째 상장사가 됐다. 강력한 상장 의지를 기반으로 2017년부터 차곡차곡 준비한 결과였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상장 추진 과정에서 흥행 성공은 물론 조금이라도 높은 공모가 책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공모희망가액을 책정하며 LCC업계 상장사인 진에어 대신 여행사 2곳을 비교대상에 포함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진에어를 제외시킨 이유는 당시 기준으로 6개월 이내에 대표이사가 두 차례 바뀐 ‘비재무적 유사성’이었지만, 오너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점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이는 티웨이항공의 희망공모가 밴드가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확정된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밴드(1만4,600원~1만6,700원)보다 낮은 1만2,000원이었다. 상장 첫날 주가 행보도 상승이 아닌 하락이었다. 첫날 종가는 공모가 대비 3.75% 하락한 1만1,550원이었다.

이후 티에이항공 주가는 단 한 번도 공모가에 닿지 조차 못했다. 오히려 끝없는 하락세가 이어진 끝에 지난해 10월말에는 6,400원까지 내려앉았다. 잠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주가는 좀처럼 9,000원대를 넘지 못했고, 최근엔 다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6,600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 같은 주가 행보의 주된 요인은 티웨이항공 내부보단 외부에서 찾을 수 있다. 티웨이항공 상장을 전후로 국내 항공업계는 크고 작은 논란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여기에 유가상승과 일본 자연재해 등 실질적인 악재도 덮쳤다.

올해도 티웨이항공 입장에선 뜻밖의 악재가 계속됐다. 국토교통부가 단행한 신규 LCC면허 발급은 경쟁심화에 대한 우려를 낳으며 티웨이항공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잇단 대형 참사 및 결함 논란 속에 보잉737맥스8 항공기의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티웨이항공은 뜻밖의 타격을 입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6월을 시작으로 연내 4대의 보잉737맥스8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었는데, 이 계획이 모두 헝클어지게 됐다.

물론 이 같은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티웨이항공의 상장은 소기의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상장을 통해 동원한 자금이 기대에 미치진 못했지만, 재무리스크 해소와 미래성장동력 투자 여력 확보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

하지만 힘을 쓰지 못하는 주가에 대한 아쉬움을 지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주가는 곧 회사의 가치와 미래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성토도 쓰라릴 수밖에 없다.

특히 티웨이항공의 최근 주가는 4번째 LCC 상장사인 에어부산에도 미치지 못한다. 에어부산의 공모가가 3,600원이었다는 점에서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향후 전망도 썩 밝은 편은 아니다.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했으며, LCC업계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은 유가상승, 물동량 감소 등의 여파를 낳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두 가지 큰 변수도 서서히 임박해오고 있다. 첫 번째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다. 매각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새 주인이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티웨이항공 주가도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특히 LCC업계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수는 일본에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렸으며, 비자제한 외환법상 우대 제외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법원이 일제시대 강제징용과 관련해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보복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국내에서는 일본 여행 및 제품 불매운동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항공업계 입장에선 성수기를 앞둔 시점에서 중대한 변수이자 악재를 마주하게 된 상황이다.

때문에 티웨이항공 주가가 상장 1주년을 기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티웨이항공의 역대 최저 주가는 6,400원이었으며, 2일 종가는 6,660원이다. 4%만 더 떨어져도 역대 최저 주가를 갈아치우게 된다.

이와 관련,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주가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다만 “주가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며, 우리 뿐 아니라 항공업계 전반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선 상황이 나아지길 바라며 영업에 만전을 기하는 것 외에 별도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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