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켓맨', '맨인블랙:인터내셔널' 등이 관객 몰이에 실패하면서 롯데컬처웍스가 상반기 부진한 흥행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 네이버 지도
영화 '로켓맨', '맨인블랙:인터내셔널' 등이 관객 몰이에 실패하면서 롯데컬처웍스가 상반기 부진한 흥행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지난해 극장가를 석권한 ‘신과 함께’ 시리즈에 힘입어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 1위라는 기염을 토한 롯데컬처웍스. 올해로 법인 설립 2년차를 맞는 롯데컬처웍스에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상반기 개봉한 영화가 연달아 관객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하반기에 총력을 기울여할 다급한 상황에 놓였다.

◇ 법인 설립 2년차… '탑10' 관객 점유율 7.9% ‘뚝’

지난해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 롯데컬처웍스가 올해 180도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마치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프로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상을 보인 신인 선수가 2년차에 접어들어 갑작스런 슬럼프에 빠져버린 모습을 연상케 하고 있다.

벌써 2019년의 절반이 훌쩍 지나 3분기에 접어들었지만 배급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CJ ENM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작품으로 연타석 장타를 날리고 있는 가운데서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관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1위부터 10위까지 작품 중 롯데컬처웍스가 배급한 건 2개뿐이다. 각각 8위와 9위를 기록한 영화 ‘말모이’(287만)와 ‘증인’(253만)만이 겨우 롯데컬처웍스의 체면을 살렸다. 올해 상반기 흥행 TOP10이 동원한 6,853만명(1일 기준) 중 두 영화의 비중은 7.9%(540만명)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들 작품은 1~2월에 개봉한 작품들로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4개월간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2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던 ‘로켓맨’은 관객의 공감을 사지 못하면서 흥행에 완전히 실패했다. 동원 관객수는 10만여명. 헐리우드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 ‘맨인블랙:인터내셔널’도 100만 관객을 넘기지 힘겨워 보인다. 국내 작품인 ‘어린의뢰인’도 20만 안팎의 관객을 불러 모으는 데 그쳤다.

지난해 6월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부에서 물적 분할 돼 독자 노선을 걷게 된 후 배급에 역량을 쏟기로 한 전략이 2년 만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차원천 롯데컬처웍스 대표는 지난 5월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관 보다 콘텐츠 수익 강화를 이끌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장기적인 복안도 밝혔다.

◇ ‘사자’, ‘타짜3’로 하반기 반전 쓸까

반면 최대 라이벌 CJ ENM은 올해 극장가 최대 화제작들을 선보이며 지난해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지난 1월 개봉한 ‘극한직업’은 숱한 화젯거리를 낳으며 역대 흥행 순위 2위(1,626만)에 오르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기생충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1위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 속에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 누적 관객수 또한 천만(1일 기준 838만)에 근접하며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이정재 주연의 오컬트 무비 ‘사바하’도 2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준수한 성과를 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도 싱글벙글이다.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됐던 ‘어벤져스:엔드게임’(1,392만)과 ‘캡틴마블’(580만) 뿐만 아니라 복병 ‘알라딘’(1일 기준 838만)까지 대박을 치면서 국내 배급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들 세 편의 영화가 동원한 관객수는 2,810만명으로 CJ ENM(2,828만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두 배급사의 관객 점유율은 82%를 넘는다. 두 자릿수 달성에도 실패한 롯데컬처웍스와 크게 대조되는 대목이다.

이달 말 여름 휴가 시즌을 겨냥해 선보이는 ‘사자’가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나랏말싸미’, ‘봉오동전투’ 등 경쟁작이 포진해 있어 흥행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 또 ‘타짜:원 아이드 잭’는 타짜1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만만치 않은 숙제를 안고 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영화관 사업만을 놓고 봤을 때 지난 6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면서 “하반기 제작비 100억대 넘는 대작이 다수 포진해 있으니 최종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