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드라이버들의 단톡방 내 부적절한 언행으로 파문을 낳고 있다. /타다
‘타다’가 드라이버들의 단톡방 내 부적절한 언행으로 파문을 낳고 있다. /타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 등 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은 ‘타다’가 이번엔 드라이버 단톡방 내 성희롱으로 큰 파문에 휩싸이고 있다. 가뜩이나 ‘타다 프리미엄’ 출시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타다’ 드라이버들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술에 취해 잠든 여성 승객의 사진과 함께 부적절한 발언이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드라이버는 “손님이 안 일어나면 어떻게 하냐. 파출소에 가야 하나”라고 물었고, 이에 다른 드라이버들은 “예쁠 것 같다”, “모텔로 갈지 물어보라”, “실루엣이 매우 예쁜 여자”라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쏟아냈다.

뿐만 아니다. 해당 단톡방에서는 평소에도 문제적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은 ‘타다’ 드라이버 업무와 관련된 대화였지만, 때때로 여성 승객에 대한 비하나 성희롱성 발언, 부적절한 사진 등이 올라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은 거세게 일고 있다. ‘타다’는 지난해 10월 서비스 출시 이후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앞세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승차거부가 애초에 불가능한 간편한 이용방법과 카니발 승합차의 안락함, 그리고 친절한 드라이버 등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였다. 좋은 평가가 많았던 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지고 있던 ‘타다’ 드라이버들의 부적절한 언행들은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타다’는 이번 사건을 통해 그동안 우려로 제기됐던 ‘인력 검증’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말았다. ‘타다’ 드라이버는 대부분이 일용직 개인사업자 신분인데, 드라이버들의 범죄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서비스 출시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타다’ 측은 인력 검증에 문제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앞서 ‘타다’는 드라이버들의 범죄이력을 조회하고 있다고 명시했던 가이드북 내용을 음주운전 이력 조회로 변경하며 뒷말을 사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자신만만하던 ‘타다’는 고개를 숙이게 됐다. 문제가 없다고 자부했던 인력 검증의 허점을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파문이 커지자 ‘타다’는 지난 2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잘못된 일이 일어났다. 진심으로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드라이버는 ‘타다’의 이용자 안전 정책에 따라 즉각 계약해제 조치됐다. 또한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법적인 조치를 철저히 검토하겠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타다는 차별 없고 성희롱 없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겠다. 앞으로 타다는 드라이버 대행사와의 협조 하에 드라이버 전원을 대상으로 성인지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드라이버가 퇴출된 이후에도 ‘타다’ 드라이버 단톡방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발언 및 사진들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 같은 파문은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과 사회적 논쟁 속에 ‘모빌리티 혁신’을 강조하며 고군분투를 이어오던 ‘타다’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6월부터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난항을 겪고 있는 ‘타다 프리미엄’ 출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타다’에 긍정적이었던 소비자 및 여론이 등을 돌릴 경우, 가장 중요한 ‘명분’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다’ 드라이버들의 내부 불만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불만을 토로하는 드라이버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가볍게 나눈 농담이 언론보도까지 이어진데 대한 불만과 함께 ‘타다’ 측 조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타다’ 드라이버는 “잘못을 저지른 것은 맞지만, 그 정도 일로 곧장 퇴출시키는 건 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만약 직접고용된 직원이었다면 이번 사안으로 바로 해고하는 것이 가능하겠나. 앞으로도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경우 드라이버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꼬리자르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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