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북측 판문각까지 간 것은 미국 의전팀도 사전에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넘어가 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기 직전 문재인 대통령과 상의하고 즉흥적으로 실행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차례 넘었던 전례가 있었기에 감행할 수 있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의집 안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 자유의집 문이 열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나가면서 “저 선을 넘어가도 됩니까”라고 짧게 물었고, 문 대통령은 “악수하고 그리고 손을 잡고 넘어가시면 괜찮습니다”라고 답했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난 두 사람은 인사를 나눈 뒤 북측 지역으로 넘어가는데 합의했다. 김 위원장은 “각하께서 한 발자국 건너오시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으시는 미국 대통령이 되신다”고 반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영광이다. 같이 해보자”고 말한 뒤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당시 화면상 트럼프 대통령의 월경에는 미국 측 통역과 경호원 한 명 정도만이 따라나섰다.

청와대 설명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월경은 사전에 합의돼 공유된 것이 아니다.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어갔다 온 것은 사전에 합의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틀렸던 셈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의전책임자와 아무런 상의를 사전에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몰랐기 때문에 (우리에게) 얘기를 해 줄 수도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문 대통령은 자유의집 내에서 참모들과 함께 대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 의전까지 준비했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청와대는 부인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대화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상황이 정해져 있는데 굳이 또다른 준비를 할 이유는 없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