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에서 경영계 측 위원과 노동계 측 위원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에서 경영계 측 위원과 노동계 측 위원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멀어도 너무 멀다. 현재 8,350원인 최저임금을 한쪽에선 8,000원으로 깎자고 하고, 한쪽에선 1만원으로 올리자고 맞받았다. 최저임금 결정이 법적 효력을 지닐 수 있는 마지노선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3일 제8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앞서 회의 참석을 거부했던 경영계 측 위원들이 복귀하면서 회의가 성사됐다. 오후 5시에 시작된 회의는 자정까지 계속됐고, 4일 0시를 기해 곧바로 제9차 전원회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새벽 2시에 이르러서도 합의점은 도출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경영계 측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4.2% 삭감한 8,000원으로 결정하자고 제시했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2009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최저임금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최근 수년 동안에도 삭감 요구는 없었다. 이번만큼은 물러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선 노동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최저임금 1만원’을 재차 주장했다. 올해 최저임금과 비교하면 19.8%의 인상률이다. 이는 지난해 16.4%, 올해 10.9%를 훌쩍 넘어선다.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노동계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견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멀고 먼 입장차 속에 3~4일 이틀에 걸친 전원회의는 아무 소득 없이 끝났다. 다음 회의는 오는 9일 열릴 예정인데, 양측이 한 발 양보한 수정요구안을 가져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저임금 결정의 최종 시한은 이제 약 열흘 남았다. 오는 16일까지 결정돼야 법적 효력을 지닐 수 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큰데다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해, 그 어느 때보다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영계와 노동계 양측은 최저임금 뿐 아니라 업종별 차등적용, 최저임금 월 환산액 병기 등을 놓고도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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