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행보에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대화의 창구는 열어두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민주노총과 관계설정에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라는 해석에 제기된다. 사진은 이인영(사진 오른쪽) 원내대표와 이원욱(사진 왼쪽) 원내수석부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행보에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대화의 창구는 열어두는 모습이다. 사진은 이인영(사진 오른쪽) 원내대표와 이원욱(사진 왼쪽) 원내수석부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을 대하는 태도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당은 민주노총과 협력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오히려 민주노총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집행부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언제 한번 (민주노총을) 보고 싶긴 하다. 지난번 사무금융노조 행사에 갔다가 (김명환 위원장과) ‘언제 한번 보자’면서 인사했는데, (이후에 김 위원장이) 구속되는 바람에 못 만났다”면서 “이제 (김 위원장이) 나왔으니 다음 주쯤 시간을 조율해 편하게 우선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을 두고 “전국의 학생과 학부모님들께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오는 9일, 우정노조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분야 비정규직 노조 파업이 또 예고돼 있어 국민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면서 “노조는 불편과 혼란을 야기하는 단체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와 타협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민주노총을 대하는 태도가 오락가락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구속될 당시 탄원서 작성을 거절했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도 지난달 25일 “문재인 정부의 노동 존중은 불법에 눈감고자 함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민주노총에 대해 노동·경제의 주체로 당당히 인정하고 많은 정부위원회에 참여의 문도 열었지만, 들어오지 않은 것은 민주노총”이라며 김 위원장의 구속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했다.

전날(6월 24일) 이수진 민주당 최고위원이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의 구속 수사로 인해 노동계의 분노와 투쟁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사회적 대화에 대한 가치가 깊었던 공인이었기에 현재 답답한 상황”이라고 발언한 것과 상반된 입장이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잘잘못은 법 앞에 평등하게 따져야겠지만 ‘불구속 수사를 통해 조사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현장에서 들린다”면서 간접적으로 민주노총 측 입장을 전달했다.

민주당과 민주노총의 관계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들이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민주노총과 관계 설정이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4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이 민주노총과 관계 설정에 특별히 엇갈리는 것은 별로 없다. 최근 민주당에서 민주노총 행보를 비판한 것을 두고 ‘내년 총선을 앞둔 선 긋기’라는 평가가 있는데, 당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민주당이 민주노총을 대하는 태도가 ‘갈팡질팡한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민주노총이 경사노위(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면 좋았을 텐데 당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이해찬 대표도 ‘민주노총이 우리 사회 경제 주체로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면서 “결국 민주노총이 지난 4월, 대의원 대회 이후 사회적 합의와 멀어지는 스탠스에 대해 일부에서 답답한 마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가 민주노총 집행부와 면담을 예고한 데 대해 “이 원내대표는 오랫동안 노동운동을 했고, 이에 대해 노동계에서도 (이 원내대표의) 노동 운동에 대한 진정성을 인식하는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원내대표가 (민주노총 지도부와 만나) 이야기할 의사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