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보다 교육적 측면 강조해야”

/ 그래픽=이선민기자
정부가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행보에 적극적인 가운데, 사라지지 않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걸림돌로 꼽힌다. / 그래픽=이선민기자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정부가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행보에 적극적인 가운데, 사라지지 않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걸림돌로 꼽힌다. 인식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산업 육성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6.7% 증가한 113조2,165억원으로 집계됐다. 출판, 애니메이션 산업을 제외한 전 산업에서 매출액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게임 부문 매출액은 13조1,423억원으로 전년보다 2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게임산업 수출액은 2001년 1억3,047만달러에서 2017년 59억2,300만달러로 45배 이상 늘어나며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종사자수 또한 같은 기간 2만3,000명에서 지난해 8만1,932명으로 4배 가량 늘었다. 수출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는 차세대 먹거리로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2000년 이전까지 국내 게임산업은 미국·일본·영국 등 일부 국가가 전체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IT 인프라의 급속한 발전으로 온라인 게임시장을 한국이 이끌면서, 글로벌 게임시장내 한국의 위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그러나 높아진 산업의 위상과 달리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온갖 중대범죄의 원인으로 꼽히는가 하면, 최근에는 세계보건기구(WHO)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 질병분류 결정으로 게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5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게임중독의 질병 지정에 대한 국민여론’에 따르면 WHO의 게임 중독 질병 지정에 대한 찬반에 45.1%가 찬성, 36.1%가 반대, 18.8%가 모름 및 무응답으로 답했다. 

그렇다면 게임의 산업적 기여에도 불구, 부정적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한국의 교육열을 지목한다. 부모 상당수가 ‘게임’ 때문에 자녀가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명문대를 가지 못한다고 여긴다는 것. 

/
게임에 대한 부모의 인식을 알 수 있는 부분. /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게임 이용자 실태 조사 보고서’ 갈무리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그간 게임이 수출이나 일자리에서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은 몇 번이나 언급됐다. 그러나 산업에서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학무보들 입장에서 공부 이슈와 엮이니 호감을 얻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듯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18 게임 이용자 실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취학 자녀가 있는 부모(601명)의 절반 이상인 57%는 게임이 자녀의 학업에 방해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와 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 게임 리터리시 교육 등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부정적 시선을 지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수년때 답보상태인 게임의 이미지만 봐도 그렇다.

특히 최근 정부가 ‘서비스 산업 혁신전략’에 게임을 포함, 적극 육성하겠다 밝히면서 부정적 인식이 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산업 발전도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을 거라는 것.
 
위 교수는 “게임이라는 게 공부를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창의성을 함양하는 요소로 봐야한다. 단순히 산업적 측면을 어필해서는 대국민 설득력이 약하다”고 전했다. 이어 “순기능 같은 두루뭉술한 표현 대신 실제 게임을 통해 머리가 좋아졌다거나 성적올랐다거나 그런 부문을 명확하게 강화해 부정적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나서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