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국무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국무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일본 수출규제 확대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기업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국가적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재계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와 김상조 정책실장은 7일 서울 모처에서 주요 그룹 관계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 일본으로 출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참석여부는 불명확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출장 일정으로 불참했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만남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공식적인 회의나 회담은 아니기 때문에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라며 “전방위적으로 기업들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부와 외교부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연결돼 있는 모든 곳들이 각 단위에서 많은 의견들을 모으고 방안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오는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통해 직접 만날 예정이다. 일본의 무역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토론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각종 어려움이나 건의사항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일본 정부를 비판하거나 무역규제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을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WTO 제소 등 각종 대응책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확정적 발언이 적절하지 않고, 일본과의 정치적 분쟁으로 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협상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서 대통령의 판단을 남겨둔다는 의미가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경제부총리와 NSC 차원의 대응이 있었고, 업계들의 어려운 점들과 그에 상응하는 대응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지금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 나가고 있다”며 “각자의 역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대통령님의 말씀을 전할 때는 주로 지시사항들이었는데, 그러한 것은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