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메가박스가 연이어 화재 발생과 관련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논란을 사고 있다. / 메가박스
멀티플렉스 메가박스가 연이어 화재 발생과 관련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논란을 사고 있다. / 메가박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메가박스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화재 발생에도 관객 대피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응 매뉴얼 점검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 화마 위험에 관객 방치시킨 메가박스

산림 525ha를 태운 강원도 산불로 인해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된 가운데, 유명 영화관에서 화재 피해 최소화에 소홀한 모습을 보여 논란을 사고 있다. 전남 목포하당점 메가박스가 바로 옆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관객 대피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MBN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11시경 전남 목포의 한 복합 상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상가 입주민들은 소방서에 연락한 뒤 1층으로 서둘러 대피했다고 한다. 실제 방송에 공개된 CCTV 화면에는 서둘러 화재가 발생한 상가를 빠져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8일 목포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약 198㎡(60평) 규모로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차만 20대에 이를 정도로 대형 화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 다행히 이날 화재는 건물 스크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큰 피해 없이 불이 잡혔다. 목포소방서 관계자는 “건물과 건물이 붙어 있는 구조라 화재 규모가 커질 것을 대비한 출동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불이 난 상가와 영화관이 입점해 있는 건물은 동일한 곳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본지에 설명했다. 

화재 경보기가 울렸음에도 ‘옆 건물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이유로 화재 사실을 관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메가박스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 셈이다. 극장 측의 미온적인 태도로 300여명에 가까운 관객들은 자칫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놓일 수 있었던 것이다.

메가박스가 화재 앞에 둔감한 모습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도 이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 수원 메가박스 영화관에서 화재 경보가 울렸는데 적절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관객들의 분통을 샀다. 오작동으로 발생한 경보에도 소방관들이 출동하는 등 긴박한 장면이 연출됐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관객들이 더러 나왔다.

영화관은 화재 피해에 취약한 대표적인 다중 시설이다. 중앙일보가 최근 입수한 ‘서울시 다중이용업소 위험등급 현황’에 따르면 영화관은 찜질방, 산후조리원과 함께 화재 피해에 가장 취약한 업종으로 드러났다. 목욕탕, 유흥주점, 고시원보다도 화재 발생 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소방청이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내년부터 영화관에서 화재 피난 안내 영상을 수화로 제공하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5일 발생한 화제와 관련해 메가박스 관계자는 “화재경보가 울렸다가 금방 꺼졌다. 경보기 오작동 가능성이 있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대응이 지연된 점이 있었으나, 내부 소방시스템으로 즉시 진압돼 대피를 검토했다가 해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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