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드라마 '조선생존기'의 주연 배우가 성추문 사건에 휘말리면서 공동 제작사인 롯데컬처웍스의 드라마 사업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종편 드라마 '조선생존기'의 주연 배우가 성추문 사건에 휘말리면서 공동 제작사인 롯데컬처웍스의 드라마 사업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상반기 배급을 맡은 기대작들이 연달아 관객들의 외면을 받으며 쓴 맛을 다신 롯데컬처웍스가 더욱 난감한 지경에 놓이게 됐다.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첫 발을 디딘 드라마 사업마저 순탄치 않아서다. 제작에 관여한 종편 드라마 ‘조선생존기’의 주연 배우가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면서 완주 조차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 생존 위기 ‘조선생존기’… 종합엔터 도약 삐걱

롯데컬처웍스의 드라마 사업에 시작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배우 강지환이 지난 9일 여성 스태프 2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되면서 드라마 ‘조선생존기’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방송가에서는 벌써부터 조선생존기의 조기종영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조선생존기가 강지환 원톱 작품이었던 터라 그의 중도 하차는 곧 드라마의 완주 포기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체 배우를 투입하거나 강지환이 배역을 맡은 ‘한정록’ 캐릭터를 빼는 방법도 있지만, 두 가지 모두 현실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지환이 무혐의 판정을 받고 복귀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민감한 성추문에 휘말린 직후 곧바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사건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던 조선생존기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차질은 벌써부터 빚어지고 있다. 당장 이번 주 부터 방송분부터 휴방 된다. 조선생존기를 송출하는 TV조선은 재방송은 물론 이번 주 2회 분량을 결방하기로 결정했다.

주연 배우가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출연 배우와 스태프, 시청자 그리고 제작에 관여한 업체와 방송국 등 모두 피해가 불가피하다. 그중에서도 공동 제작사인 롯데컬처웍스에게 이번 사건은 유난히 뼈아프게 다가온다.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인 드라마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작품이 자칫 조기종영 될 수 있는 불명예와 마주하게 돼서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쇼핑 시네마 사업부에서 물적 분할된 지 1년 만인 지난 6월 드라마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영화관 플랫폼과 배급에서 벗어나 드라마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구상을 실행에 옮겼다. 공동 투자, 제휴, 제작사 지분 투자, M&A 등 다각적인 방식으로 드라마 사업 전개를 고민해 온 롯데컬처웍스는 화이브라더스코리아와 공동 제작한 드라마 ‘조선생존기’를 세상에 내놨다.

하지만 출연 배우들의 인지도 등 조선생존기의 성공을 장담하기란 여러 모로 쉽지 않았다. 드라마 부문에서 아직 이렇다 할 입지를 쌓지 못한 방송국에서 송출된다는 점도 흥행 여부를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전체 분량의 절반(10회)까지 방영된 조선생존기는 1.3~1.5%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주연 배우의 성추문 사건이 터지면서 완주도 어렵게 됐다.

영화와 공연, 드라마를 아우르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음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 보다 ‘작품을 볼 줄 아는’ 선구안을 키워야한다는 목소리에 롯데컬처웍스가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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