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원들은 10일 국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실시했다. 야당 의원들은 홍 부총리에게 한국의 경기 침체 상황을 지적하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거센 비판과 함께 논쟁을 벌였다. / 뉴시스
여야 국회의원들은 10일 국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실시했다. 야당 의원들은 홍 부총리에게 한국의 경기 침체 상황을 지적하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거센 비판과 함께 논쟁을 벌였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여야 국회의원들은 10일 국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실시했다. 야당 의원들은 홍 부총리에게 한국의 경기 침체 상황을 지적하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거센 비판과 함께 논쟁을 벌였다.

김기선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년은 한 마디로 오직 과거로 규정된다”며 “심각한 것은 이 과거의 유령이 경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0년 동안 경제 번영의 주역이었던 기업인들은 탐욕의 대상으로 매도당하고, 급기야는 일본과의 경제 전쟁이 촉발됐다”고 비판했다.

김기선 의원은 홍 부총리를 향해 “일본은 지금 구인난이 벌어질만큼 일자리가 넘쳐나고 미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최대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유럽연합도 경제 활력이 넘친다”며 “우리 경제만 도처에서 심각한 위기로, 특히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실패의 대명사인 그리스보다도 성장률이 낮은 모습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실업률 문제를 지적하며 “청년체감실업률이 24퍼센트 가까이 나오고 실업자는 114만여명에 이르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우리 산업의 중추인 30~40대의 실업률이 오르고 제조업 일자리수가 감소하는 등 심각한 상황인데 정부는 1주일 이내 초단기 알바들을 취업자 수에 포함시키는 등 비정상적인 숫자로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라느니 일자리 질이 개선된다느니 하며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이에 “김기선 의원님이 변동성이 큰 분기성장률을 가지고 수평적인 비교를 했는데 이는 부적절하다”며 “그리스는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이었고 우리는 플러스였다. 연간성장률로 비교해야 옳다”고 답했다.

그는 고용 상황에 대해서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일자리가 마이너스인 것 등은 정부가 숨기지 않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책을 세우는 중이다”면서도 “다른 측면도 정확하게 봐야 한다. 우리의 고용률이나 취업률이 역대 최고인 것도 사실이며 이런 분야를 국민들에게 설명 드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 홍남기, 야당 공세 차분히 대응

홍 부총리는 이날 야당의 비판과 공세에 통계를 근거로 맞서는 모습이었다. 그는 김기선 의원이 대한민국의 기업가정신지수가 33위로 추락했다는 지적을 하자 “자료를 찾아보니 33위라고 말씀주신 것은 암웨이라는 기업의 기업가정신지수이고 평소 잘 활용하지 않는 지수이다. 이는 44개 국가들만 놓고 비교한 것”이라며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가 발표한 지수가 널리 통용되는데 그것에 의하면 통계 대상 137개국 중 한국은 24위로 글로벌하게 낮은 숫자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최근에 와서 기업가정신이 약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김기선 의원의 지적대로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기업들이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규제 혁파 및 산업의 혁신을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종석 한국당 의원도 공세를 가했다. 그는 홍 부총리에게 “소득분배가 악화되면 성장이 잘 되든지 성장이 잘 안 되면 소득분배라도 잘 돼야 하는데, 정부는 어떻게 경제를 관리했기에 둘 다 악화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가. 지금은 대한민국이 금융위기 상태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대외 경제 여건의 악화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글로벌 경제의 하향 조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1퍼센트만 낮아져도 7에서 8퍼센트의 성장률 하락 효과가 있다고 잘 알려져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을 떠나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라고 했다.

또한 분배의 문제를 놓고 박근헤 정부에 원인을 돌리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분배 문제는 문재인 정부 들어와 올려갔다 내려갔다 진폭을 보이지만 박근헤 정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분배 악화의 경향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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