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업계 전망을 예상하는 소비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17분기 연속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업계 전망을 예상하는 소비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17분기 연속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유통업체들이 여전히 업계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전 분기 대비 2포인트 오른 93에 그쳤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Retail Business Survey Index)는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반대로 100을 넘지 못하면 전 분기 보다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소매유통업 RBSI는 2015년 2분기 이후 17분기 연속 기준치를 넘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소매시장 자체는 성장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망치가 4년 넘도록 기준치를 넘지 못하는 이유는 경기 사이클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유통기업들이 경영환경 악화, 실적감소를 겪으면서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업태별로 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온라인쇼핑, 홈쇼핑 등 무점포소매 판매(103)가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었다. 반면 전통 채널인 대형마트(94) 편의점(87), 백화점(86), 슈퍼마켓(84)은 부정적 전망이 더 우세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날씨의 영향으로 계절·소형 가전의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또 모바일쇼핑 활성화, 1인 가구 증가, 온라인쇼핑 가능 품목 확대 등으로 온라인쇼핑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대형마트의 3분기 전망은 2포인트 증가한 94로 소폭 상승했다. 휴가·피서용품에 대한 수요와 추석(9월)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식품, 비식품 가릴 것 없이 모든 제품군의 판매량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은 전 분기 대비 10포인트 오른 87로 집계됐다. 3분기는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음료, 빙과류 등의 판매가 늘어나는 성수기인 점이 작용했다. 하지만 근접거리 출점 제한은 아직 체감하기 어렵고, 최저임금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높아 전망치가 여전히 100이하에 머물렀다.

슈퍼마켓은 2포인트 상승한 84로 조사됐다. 농·수·축산물 등 신선식품군의 마케팅을 강화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것이 반등 요인이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가와 최저가 경쟁이 지속되고, 주요 온라인몰이 신선식품까지 판매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다음 분기도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백화점은 전분기보다 3포인트 낮아진 86을 기록했다.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류·패션·잡화가 부진하고, 식품 부문의 성장세도 둔화됐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판매중심에서 체험중심으로 매장구조를 변경하고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활용해 자산유동화에 나서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소매유통의 부정적 전망이 장기화되는데 구조적 영향이 큰 만큼 유통산업 발전과 소비 진작을 위해서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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