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한 후 모두투어 품에 안긴 자유투어가 해외여행객 3,000만 시대라는 업계 호황에도 경영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 자유투어 홈페이지 갈무리
2015년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한 후 모두투어 품에 안긴 자유투어가 해외여행객 3,000만 시대라는 업계 호황에도 경영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 자유투어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모두투어의 계열 회사인 자유투어가 날개를 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기업 회생절차를 종료하고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경영 정상화는 여전히 까마득하다. 반복된 적자와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면서 숙원인 기업공개도 불투명해 보인다.

◇ 해외여행 3,000만 시대… 헛물켠 자유투어

한때 직판 여행사 1위 지위를 누리던 자유투어. 모회사였던 부동산 투자개발 업체 엘엔에스플래닝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2013년 상장 폐지라는 쓰라린 상처를 입은 자유투어는 이후 고난의 길을 걸어야 했다. 회생절차를 돌입하고 M&A 투자계약 체결을 맺은 모두투어네트워크를 최대주주로 맞이한 자유투어는 자구노력을 전개해 2년 만에 회생절차를 마칠 수 있었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고 했던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살아날 수 있다는 기업회생절차를 마친 자유투어는 강한 자신감에 사로잡혔다. 경영진에서 장밋빛 청사진이 쏟아졌다. ‘직판 1위 회복’, ‘영업익 흑자전환’은 물론 ‘5년 내 재상장’이라는 목표가 제시됐다. 업계 2위의 메이저 여행사 모두투어가 든든히 후방을 지키고 있어 혈기를 앞세운 기세로만 치부할 수 없는 듯했다. 자유투어의 앞날에는 ‘꽃길’만 열려 있는 것처럼 비춰졌다.

하지만 호기롭게 내세운 비전들이 실현되기까지는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회생 절차를 졸업한 지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자유투어의 경영 정상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단계에 있다. 실적과 재무건전성 등 주요 경영 지표들은 여전히 건실함과는 거리가 멀다. 해외여행객 3,000만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자유투어의 두 날개는 펴지지 않고 있다.

2015년 기업회생 절차 종결 후 단 한 번의 흑자를 경험했다. 2017년 7,4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낸 게 전부다. 나머지 3년 간 누적 영업적자 금액은 123억원에 이른다. 연간 3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꼴이다. 같은 기간 100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손실이 동반됐다. 전년 대비 올해 1분기 영업익이 개선된 건 고무적이지만 이 또한 매출원가율이 대폭 개선된 게 원인이라 변동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다. 업계 순위 또한 중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재무상태도 내세우기 힘든 형편이다. 3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어 부채비율을 산정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다. 단기 채무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기준치에 크게 모자라는 50%를 하회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저비용 항공사(LCC)의 운항 확대 및 노선 다양화, 내외국인 여행수요 증가 등으로 해외관광객수가 49%(1,931만명→ 2,869만명) 가량 늘어나며 업계가 호황을 맞았음에도 자유투어는 이를 수익 증대와 건전성 강화로 연결짓지 못했다.

무엇보다 자유투어가 옛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당초 계획한 내년 재상장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본잠식은 코스닥과 코스피를 막론하고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되기 때문에 현지 시점에서는 도전장을 내미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에 가깝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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