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집중적인 질의를 받았으나 특유의 화법과 절제된 표현으로 응수했다. / 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집중적인 질의를 받았으나 특유의 화법과 절제된 표현으로 응수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김원봉에 대해 설명을 드릴까요?” 이낙연 국무총리가 반문했다. 그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훈 논란을 빚은 김원봉을 문제 삼자 “광복군이 군국의 뿌리이고, 광복군에 조선의용대가 편입됐다. 그때부터 조선 침공 작전이 있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면서 “조선의용군 지도자가 김원봉”이라고 말했다.

‘김원봉’으로 출발한 두 사람의 설전은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전희경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테이블에 있었던 것을 지적하며 “이런 것을 버젓이 내놓고 보훈가족에게 밥을 먹으라고 하면 밥이 넘어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총리는 수긍했다. 취지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세심함이 부족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공방은 ‘세심함’으로 다시 시작됐다. 전희경 의원이 “배려도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이낙연 총리는 “아까도 말하지 않았느냐. 세심함에서 아쉬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희경 의원은 “세심함이라는 말은 그런 데 쓰는 게 아니다. 비정함의 발로다”고 맞받아쳤다. 

이낙연 총리도 지지 않았다. 그는 “저도 의원님만큼은 아니겠지만 국어 깨나 했다.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답에 한국당 의원들은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전교조 특혜 문제에 대해 이낙연 총리가 “우리 국회도 법을 잘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응수하자 웅성이는 소리가 커졌다. 정치권에선 전희경 의원의 날선 지적에도 이낙연 총리의 방어를 뚫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한국당 의원들은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사흘 내내 이낙연 총리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던졌으나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이낙연 총리는 “정치적 거취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 제가 계획을 세울 처지가 아니다”며 에둘러 답했다. ‘대통령이 나가라면 나가겠느냐’는 집요한 질문에도 “(대통령이) 그러시기야 하겠느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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