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가 bhc와 협업하면서 제작한 홍보용 포스터(사진)를 전면 교체 작업중인 것으로 시사위크 취재 결과 확인됐다. 언론 홍보 및 바이럴마케팅 용으로 제작된 포스터에 사용된 비속어가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으로, 포스터를 제작한 롯데시네마 측은 현재 수정 작업을 진행중으로 알려진다. / bhc
롯데시네마가 bhc와 협업하면서 제작한 홍보용 포스터(사진)를 전면 교체 작업중인 것으로 시사위크 취재 결과 확인됐다. 언론 홍보 및 바이럴마케팅 용으로 제작된 포스터에 사용된 비속어(우측 빨간박스 안)가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으로, 포스터를 제작한 롯데시네마 측은 현재 수정 작업을 진행중으로 알려진다. / bhc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롯데시네마가 bhc치킨과 협업하면서 제작한 홍보용 포스터를 전면 교체 작업중인 것으로 시사위크 취재 결과 확인됐다. 언론 홍보 및 바이럴마케팅 용으로 제작된 포스터에 비속어가 사용된 데 따른 것으로, 포스터를 제작한 롯데시네마 측은 현재 수정 작업을 진행중으로 알려진다.

논란의 발단은 최근 bhc치킨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비롯됐다. 보도자료는 간단했다. 자사의 인기 사이드메뉴 3종이 롯데시네마에서 판매된다는 내용으로, 영화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먹거리를 선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첨부사진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첨부된 홍보용 포스터에 ‘X맛탱’이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었던 것.

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하면 <매우 맛있음을 뜻하는 ‘존맛’에 강조하는 의미로 ‘탱’을 붙인 말>로 뜻풀이가 돼 있다. 그러나 이는 국어사전이 아니라 ‘오픈사전’으로, 이용자들이 직접 등록한 단어 및 풀이글이다. 안내창에도 ‘이용자들이 직접 등록한 단어로 일부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고 공지돼 있다.

국립국어원은 해당 단어를 ‘비속어’라고 규정했다. “남성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과 맛탱이(맛대가리의 방언으로 맛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신조어”라는 것. “비속어에 해당하는 단어임에도 ‘매우 맛있는’ 정도의 뜻으로 아무렇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는 게 국립국어원 설명이다.

실제 최근 SNS 상에는 이 단어를 ‘매우 맛있다’ 정도의 뜻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부 스타들도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통해 공유하고 있을 정도다. 심지어 일부 언론사에서는 이 단어를 ‘매우 맛있다라는 뜻의 신조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해당 단어가 ‘X맛탱구리의 자매어’라고까지 소개한 매체도 있다.

물론 구매대상의 기호나 취향에 맞게 홍보문구를 짓는 것은 불가피한 추세다. 줄임말이나 신조어, 또는 초성만 사용한 제품명이나 광고카피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상품을 구매할 대상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 만큼 마케팅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당초 bhc치킨과 롯데시네마 양사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젊은층이 흔하게 쓰는 핫한 키워드라 사용했다”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한 줄임말·신조어 등과 비속어는 분명 성격이 다르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비단 기부금과 사회공헌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집단인 만큼 소소한 것에도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단지 “재밌어서”라는 이유로 CF 또는 광고카피를 제작했다가 여성비하, 인종차별 등의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시네마나 bhc치킨 역시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 등을 고려했을 때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롯데시네마·bhc치킨 홍보포스터의 X맛탱이란 표현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단어를 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집단이나 지성인들이 이런 사회현상이나 방향을 먼저 바꾸려 노력하는, 의식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롯데시네마와 bhc치킨은 새로 제작된 홍보용 포스터를 차주부터 언론에 배포하고, 사진 수정교체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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