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6 18:48 (수)
[최저임금 2.9%인상 후폭풍] 민노총, 문재인 정부에 등 돌렸다
[최저임금 2.9%인상 후폭풍] 민노총, 문재인 정부에 등 돌렸다
  • 은진 기자
  • 승인 2019.07.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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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3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후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3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후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40원(2.87%) 인상된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2년간 인상률이 16.4%, 10.9%로 두 자릿수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를 향한 노동계의 반발은 더욱 커졌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1만원 등 노동 분야 국정과제가 잇달아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정부가 내걸었던 ‘노동존중 사회’라는 슬로건에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는 12일 최저임금위원회의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시대정신을 외면한 결정은 경제 공황 상황에서나 있을 법한 실질적인 최저임금 삭감 결정”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더 이상 노동을 존중할 의사가 없는 이상, 최소한의 약속조차 지킬 마음이 없는 이상,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1만원이 대표하는 우리사회 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해 더욱 거센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한국노총은 “이대로라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1만원 실현도 어렵고 노동존중 정책,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양극화 해소는 완전 거짓 구호가 됐다. 결국 최저임금은 안 오르고 (산입범위 확대 등) 최저임금법만 개악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 최저임금 소폭 인상 예견된 수순… 여권 노동정책 기조 ‘후퇴’

내년도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은 최저임금 심의 전부터 제기돼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6일에 자신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사과했었다.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에서도 “대선 공약에 얽매여 그 속도로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와 경제가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지 (최저임금의) 적정선을 찾아 결정해야 한다”고 최저임금 인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넘어 동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중진인 송영길 의원이 “내년 최저임금은 동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경제통’으로 통하는 최운열 의원도 이해찬 대표에게 최저임금 동결 의견을 전달했다.

정부 역시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계속해서 내비쳐왔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2020년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함께 경제·고용 영향, 부담능력, 시장 수용성 등이 종합 고려돼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되도록 적극 지원한다”고 사실상 경영계의 편에 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언론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위촉하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경영계의 손을 들어준 것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저임금위 재적위원 27명 중 과반인 15명이 경영계의 최저임금 제시안에 찬성했다. 최저임금위가 노동계·경영계·공익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익위원 9명 중 6명이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기조가 흔들리면서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역대 최저 인상률은 경제위기의 원인을 최저임금으로 돌린 것으로, 저임금노동자들을 경제위기를 불러온 죄인으로 만들었다”며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이러한 책임 전가와 배제가 과연 정부가 약속한 포용국가이며, 소득주도성장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와 맞물려 정부여당 곳곳에서 노동계의 파업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 속출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헌법에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쟁의행위를 역설적이게도 ‘노동존중 사회’를 내건 정부가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8일 우정노조가 총파업을 철회하자 “한 번도 파업하지 않은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키셨다”고 추켜세웠고,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근로자는 총파업을 거론할 만큼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인식하고 이 시대에 맞는 노동 관행이 정착될 수 있는 노동개혁에 적극 동참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와 관련해 “노동3권을  부정할 의도는 아니었다.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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