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퇴임을 앞두고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과 사실상 환송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 윤석열 후보자가 불참한 것을 두고 갖은 해석이 나오고 있으나, 대검 측은 처음부터 윤석열 후보자가 참석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 뉴시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퇴임을 앞두고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과 사실상 환송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 윤석열 후보자가 불참한 것을 두고 갖은 해석이 나오고 있으나, 대검 측은 처음부터 윤석열 후보자가 참석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24일 임기 만료를 앞둔 그는 지난달부터 대검 각 부서를 돌아가며 식사 자리를 갖고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것으로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특히 지난 10일엔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40여명과 청계산 아래 모처에서 소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검 측은 문무일 총장이 부장검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후다. 문무일 총장의 후임으로 지목된 윤석열 후보자가 불참한데 대한 뒷말이 나왔다. 현 중앙지검장인데다 이날 저녁식사 자리도 윤석열 후보자가 사실상 환송회 차원으로 준비했다는 것. 때문에 날짜도 윤석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했다는 게 조선일보의 주장이다. 이날은 청문회 이틀 뒤다. 무난하게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던 만큼 이날께는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얘기가 뒤따랐다.

◇ 윤석열 불참에 해석 제각각

하지만 윤석열 후보자가 위증 논란에 휩싸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보수 야당에서 청문보고서 채택 거부와 함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윤석열 후보자로선 보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구한 것은 임명 의지를 나타낸 것과 같다. 따라서 윤석열 후보자의 참석 가능성을 열어뒀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 윤석열 후보자가 문무일 총장의 환송식에 못 온 게 아니라 안 온 게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이에 대해 대검 측에선 윤석열 후보자가 참석 대상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문무일 총장은 윤석열 후보자가 없는 자리에서 중앙지검 부장검사들에게 “모두 고생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둘러싸고 여야가 갈등을 빚고 있지만 문무일 총장의 떠날 준비는 계속됐다. 환송식 다음날 월례간부회의를 열었다. 임기 중 마지막 회의인 셈이다. 문무일 총장은 “국민의 입장에서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계속 살피고 능동적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면서 “검찰은 겸손이 절대적인 덕목임을 명심 해야겠다”고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당초 문무일 총장은 퇴임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오를 계획이었다.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대학에서 형사사법제도를 공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미국의 상당수 대학들이 입학 절차를 이미 끝낸 것. 공부할 학교를 찾지 못할 경우 미국행은 좌절된다. 때문에 문무일 총장도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문무일 총장은 대검 간부로부터 영어 학원과 도서관에 다닐 것을 제안 받았으나 “나이 들어 보이지 않겠느냐”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장 변호사 개업은 할 수가 없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고위 법조계 인사들의 변호사 등록을 자체적으로 2년간 제한하고 있다. 더욱이 문무일 총장도 변호사 개업에 부정적이다. 경향신문은 문무일 총장이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 기관장, 간부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퇴임한 뒤 사건을 수임하는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퇴임까지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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