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오는 8월 콜로라도, 9월 트래버스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뉴시스
한국지엠이 오는 8월 콜로라도, 9월 트래버스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5,788대. 한국지엠이 지난 6월 기록한 내수시장 판매실적이다. 상반기 판매실적으로는 3만5,598대를 기록했다. 모두 국내 완성차 업계 중 꼴찌에 해당한다. 내수시장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2016년만 해도 한국지엠은 내수시장 점유율 10%에 육박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하지만 2017년 하락세가 시작되더니 2018년 군산공장 철수 등에 따른 거센 논란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이 이어졌다. 이후 경영정상화 방안이 마련되는 등 수습이 이뤄졌지만,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지엠이 부진의 늪에 빠진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각종 논란 속에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된 것과 경쟁력을 잃은 라인업이다. 한때 상당한 존재감을 뽐냈던 주력 모델들은 경쟁모델에 밀려난 지 오래고, 새로 출시한 모델은 기존 시장을 파고들지 못했다.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선 내수시장에서 활기를 되찾는 것이 가장 첫 과제로 꼽힌다. 침체된 분위기를 털어내야 신차 개발 및 수출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향해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지엠은 오는 8월 콜로라도, 9월 트래버스를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며, 출시행사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 정통 픽업트럭 모델인 콜로라도와 대형SUV 트래버스는 나란히 남다른 덩치를 자랑한다. 도로 위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뽐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강력한 힘을 비롯한 성능도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핵심 매력이다.

물론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모두 폭발적인 판매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뛰어난 가성비를 갖추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고, 수입판매 방식으로 판매돼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콜로라도의 경우 국내에선 다소 낯선 픽업트럭 모델이고, 트래버스는 경쟁모델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지엠 역시 이 같은 한계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다만, 존재감만큼은 뚜렷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며 활기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일정 부분 판매실적까지 받쳐 줄 경우 금상첨화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 빠졌던 쌍용자동차는 2015년 티볼리를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바 있다. 그렇게 시작된 반등으로 지금은 3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한국지엠 역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향해 ‘반등의 신호탄’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연,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한국지엠의 절실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하반기 국내 자동차시장의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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