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은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전남 지역경제투어에서 “전남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곳”이라며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고 발언한 데 대해 야권이 비판 공세를 퍼부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을 염두에 두고 임진왜란에서 일본군을 무찌른 이순신 장군을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과 정부, 정치권이 잊어서는 안 될 가치가 있다. 바로 국익이다. 국익을 저버리는 정치는 민생을 도탄에 빠뜨린다”며 “저는 요즘 문재인 정권과 집권여당의 일본 통상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과 반응에서 좀처럼 국익을 읽어내기가 어렵다. 국익 대신 선동과 자극, 분열이 읽힌다. 너무나 착잡하고 우려스럽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삼도수군 통제사가 아니다. 12척 배를 끌고 울돌목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헤아려 보시라. 누가 이순신을 그렇게 만들었나. 바로 무능한 선조와 그 당시 조정이었다”라며 “대통령께서는 무능한 선조의 길을 걷지 마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정미경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기사에 달린 댓글을 인용해 “어찌 보면 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보다) 낫다더라. 세월호 1척 가지고 이긴”이라고 발언했다.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문 대통령이 당선된 것을 두고 이순신 장군과 비교해 비꼰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참석자들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은 420년 전 이순신 장군이 배 열두 척으로 나라를 건져냈다고 하면서 국민들의 구국정신에 호소했다”며 “국가 지도자들이 문제해결을 민족주의적 감상이나, 반일감정의 확대에서 찾으려 한다면 이것은 큰 잘못이다”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21세기에 벌어진 정치·외교 문제는 21세기의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며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감정적인 대응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말고, 냉정을 유지할 것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