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향한 퇴진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뉴시스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향한 퇴진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을 향한 퇴진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거듭된 의혹과 논란 속에 수장으로서의 리더십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노조와 HUG지부는 지난 11일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황소상광장에서 ‘이재광 사장 규탄 및 퇴진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노조 관계자들은 이재광 사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 및 논란을 언급하며 불통과 독선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재광 사장과 노조의 갈등이 표출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이후 노조는 이재광 사장을 향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 임기 3년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그 중 절반 가까이를 퇴진 요구 속에 보낸 셈이다.

이재광 사장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무척 다양하다. 먼저 노조탄압과 불통이다. 노조는 이재광 사장이 기존 노사 합의사항을 깨트렸을 뿐 아니라, 노조 간부에 대한 표적 감사를 진행하고 단체협약 및 노조약화를 위해 외부 컨설팅을 추진했다며 지난해 12월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한 바 있다. 이후에도 비밀녹취, 휴대폰 압수 등 독선적인 행보를 이어갔다는 것이 노조의 지적이다.

특혜채용과 황제의전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이재광 사장 취임 이후 그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 ‘개방형 계약직’으로 채용돼 요직에 앉았는데, 이를 두고 특혜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측근은 이재광 사장과 동갑이며, 나이가 임금피크제에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나 특혜 의혹이 더욱 짙다.

아울러 이재광 사장은 기존 관용차량이 있음에도 카니발 차량을 추가로 마련한 뒤 개조까지 해 빈축을 사고 있다. 내부를 항공기 1등석 급으로 바꾸는 차량 개조에는 1,000만원 가량이 들었으며, 리스 계약이 끝난 이후엔 원상복구까지 시켜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차량 개조의 경우 법적인 근거가 모호할 뿐 아니라, 지난해 국감에서의 허위자료 제출 논란까지 겹쳐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재광 사장은 취임 직후 관사 가구 등을 교체하는 데에도 적잖은 비용을 썼고, 방음공사까지 한 것으로 나타나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지적과 퇴진요구에도 이재광 사장 및 HUG 측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은 채 일부 의혹에 대해서만 ‘흑색비방’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결국 거듭된 의혹과 논란, 그리고 명쾌하지 않은 해명은 이재광 사장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는 모양새다. 노조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참여한 직원 중 72%가 ‘노동환경 및 근로의욕 저하의 원인 및 책임자’로 기관장을 지목했고, 79%는 ‘조직 내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재광 사장은 승진제도 변경을 추진하다 내부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으며,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마련된 ‘2019 노사합동 가정의 달 행복나눔 봉사활동’은 아예 이재광 사장과 노조가 각각 따로 봉사활동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장으로서 내부 리더십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금융노조와 HUG지부는 이재광 사장이 물러날 때까지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HUG는 더욱 극심한 갈등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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