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내홍을 겪는 원인으로 손학규 대표가 지목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손학규 리스크'를 바라는 사람들이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반박도 있다. / 뉴시스
바른미래당이 내홍을 겪는 원인으로 손학규 대표가 지목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손학규 리스크'를 바라는 사람들이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반박도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당대표 퇴진 여부와 관련해 내홍에 휩싸여 휘청이고 있다. 지난 4‧3 재보궐선거 패배로 ‘손학규 책임론’이 불거진 지 불과 3개월 만에 또 내홍으로 당이 휘청이는 것이다.

손 대표 퇴진파 측 인사인 권은희 최고위원은 15일, 당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1차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혁신위는 지난 11일, 당 지도부 재신임 여부를 묻는 국민·당원 여론조사와 함께 총선 비전 공청회 등이 담긴 1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는 위원장이 공석이라는 이유로 혁신안 상정을 보류했다.

권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상정 보류 결정에 대해 “혁신위원장이 공석이라고 의결된 혁신안을 상정하지 말라는 당헌‧당규는 없다. (손 대표가) 당헌‧당규를 중시한다면 이번에 이에 따라 혁신위 안건을 최고위에 상정시켜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당권파 측 인사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혁신안에 대해 “(혁신위) 1호 안건을 지도체제 개편으로 정한 혁신위를 계파 싸움의 연장이라고 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맞섰다. 그는 혁신위 정상화를 이유로 지난 12일부터 4일째 단식 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에 대해서도 “당을 살리는 혁신위가 되라고 했더니 주대환 위원장의 사퇴로 인한 혁신위의 파행을 손 대표에게 책임지라는 식으로 단식농성을 하는 혁신위원은 당을 살리는 혁신위원인지 당을 죽이는 혁신위원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문 최고위원은 또 ‘손학규 퇴진론’에 대해 “당내에서 계속되는 손 대표 퇴진론은 현재의 당 위기 상황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주장”이라면서도 “당의 위기가 손 대표로부터 초래됐거나 손 대표가 사퇴하면 당 위기가 해결될 거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섰다.

◇ 내홍 원인은 손학규 대표?

바른미래당이 손 대표 퇴진 여부를 두고 내홍에 휩싸이면서 ‘손학규 리스크’라는 자조 섞인 비판도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당내 갈등 원인이 사실상 손 대표라는 지적이다.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손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인식도 깔린 비판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15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지금 대표가 (바른미래당 내) 갈등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니냐. 손학규 리스크”라며 “당대표가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하는데,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만 몇 차례 만났다. 다른 혁신위원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들어줘야지. 손 대표가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손학규 리스크’에 대해 정면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 사무총장인 임재훈 의원은 같은 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 갈등 원인을 손 대표에게 전가하는) ‘손학규 리스크’를 만드는 사람들이 (당내에) 있는 것이다. 밑도 끝도 없이 4·3 재보궐선거에서 당이 패배했다고 (손 대표에게) 나가라고 하면 그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 대표에게) 제대로 일할 기회를 줘야 하는데, 4·3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손 대표가) 제대로 일한 적이 없지 않냐. 정당 생활 25년 만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고, 누가 옳은지 그른지 문제를 떠나 이 상황을 바라보는 게 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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