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 뉴시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정의당이 심상정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2년 만에 다시 당 대표 자리에 오른 심 대표는 21대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현재 2석에 불과한 지역구 의석을 늘려야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가 취임 첫 일성에서 “집권 포만감에 빠져 뒷걸음치는 민주당과 개혁경쟁을 넘어 집권경쟁을 시작하겠다”며 “더 이상 정의당을 ‘범여권’으로 분류하지 말아달라”고 밝힌 데에는 심 대표의 총선 전략이 녹아있다는 관측이다. 정의당이 앞으로도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으며 ‘범여권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면 총선에서 각 지역구에 후보자를 내더라도 단일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과의 단일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의당의 이름으로 승리할 것이다. 후보 단일화는 우리 당의 원칙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심 대표는 15일 공식 취임식에서 “그동안 우리당에서는 ‘집권’이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지 않았다. 이제 오늘부터 우리 정의당은 집권을 꿈꾸고 집권을 열망하고 집권을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의원님들의 재선을 포함해서 지역구 당선을 위해 모든 당력을 쏟아 부을 것을 약속드린다. 우리 당의 주요 당직은 지역구 출마자들의 자리가 될 것이다. 많지 않은 우리당의 예산과 자원은 지역구에 배당될 것이다. 지역구 출마자들이 외롭게 혼자 싸우지 않도록 당이 전면 지원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촛불과 멀어지고 있다. 민주당에게 더 이상 민생개혁을 맡길 수 없다. 또 법을 안 지키는 보수, 특권만 누리는 보수는 가짜 보수다. 국민과 함께 단호히 심판해나갈 것”이라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거대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 “정개특위, 한국당에 넘어가면 선거개혁 좌초”

특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넘겨주게 된 심 대표는 선거개혁 동력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위 활동기간을 연장하되, 위원장 자리를 원내 1·2당이 나눠 맡기로 합의했다. 우선 선택권은 민주당에 있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심 대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정개특위가 2개월 연장이 됐지만, 벌써 보름이 흘렀다. 민주당과 함께 정치개혁 의지를 가졌던 야3당도 지금 민주당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더 늦지 않게 민주당이 역사적인 개혁을 확실히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사소한 이해관계로 정치개혁의 기회를 놓치게 되면 내년 총선에서 촛불을 부정하는 수구세력의 부활을 허용해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정개특위 위원장 정했느냐”고 이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돌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 위원장 자리를 놓고 사개특위와 정개특위로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개특위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사개특위는 절차를 밟아나가는 과정이고 정개특위는 협상할 점이 많이 있다. 그 부분을 책임 있게 협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정의당과의 공조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민주당 입장에선 곤란한 기색이 읽힌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16일 “심 대표의 말씀이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원래 정의당은 비례정당, 소수정당으로서 작은 목소리만 내는 정당으로 만족하는 정당은 아니었다. 진보 집권이 정의당의 목표였다”면서도 “문제는 집권 경쟁이라는 게 의지만 갖고 되는 건 아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협력할 수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 국민을 위해서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협력이 무엇인지를 빼면 정의당의 미래가 없다. 집권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협력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결단도 같이 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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