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의 판문점 회동 당시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하고 왔던 북측 인사들. 왼쪽부터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김여정 제1부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과의 판문점 회동 당시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하고 왔던 북측 인사들. 왼쪽부터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김여정 제1부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직책은 우리로치면 여전히 ‘차관급’에 해당하지만 주요 행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다.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국정원은 이 같은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참석자들이 전했다. 자유한국당 정보위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책보다 상위직에 앉아 있는 이유를 물어보니 직책 보다 당내 행사 또는 북한 내에서 상당히 상위 포지션에 있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의 영향력 확대가 눈으로 확인된 것은 지난 8일 북측이 개최한 김일성 사망 25주기 기념행사였다. 김 부부장은 주석단 자리배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좌측 네 번째에 위치했다. 서열상으로 따지면 9~10위 정도다. 시진핑 중국 주석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김 부부장의 권력과 위상이 상승했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직책의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통일부는 “(의전만 가지고) 위상을 평가한다는 게 조심스럽다”고 했으며, 일부 북한 전문가는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는 기념일 자리배치가 반드시 서열과 일치하는 것인 아니고, 성격에 따라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노동신문의 참석자 호명순서에서 김 부부장의 이름은 자리배치 순과 달리 21번째에 나왔다.

한편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총살됐다’고 알려진 김혁철 대미특별대표는 생존해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밝혔다. 이혜훈 정보위 위원장은 “국정원은 김 특별대표가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계속했다”며 “숙청설이 보도될 때도 국정원은 ‘지속적으로 여러 채널을 통해 정보를 통해 종합 판단을 한 결과 숙청설은 믿기 어렵고 살아있다고 본다’고 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민기 의원도 “김혁철이 숙청됐다는 보도가 있었고 국정원에 물었을 땐 ‘계속 추적 중’이라고 했으나, 이번에는 서훈 국정원장인 ‘살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며 김 특별대표의 생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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