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통큰치킨' 판매를 지속하자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재차 행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 롯데마트
롯데마트가 '통큰치킨' 판매를 지속하자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재차 행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 롯데마트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업종 불황으로 시름에 빠진 롯데마트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고객 유입을 위한 미끼 상품 성격의 ‘통큰치킨’을 바라보는 소상공인들의 따가운 시선이 걷히지 않고 걷히지 않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자신들의 행사 중단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롯데마트를 향해 “계열사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불사 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 대답 없는 롯데마트… ‘불매’ 강수로 맞불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롯데마트에 단단히 감정이 상한 모양새다. 통큰치킨 행사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롯데마트가 어떤 입장 표명도 없이 행사를 이어가자 ‘불매운동’ 카드를 꺼내들었다. 22일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통큰치킨 행사를 지속할 경우 “1,000여 회원사들이 롯데 계열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할 것”이라며 경고장을 날렸다.

프랜차이즈협회가 불매운동이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거론하게 된 건 롯데마트가 관련 행사를 중단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말 협회는 행사 중단을 요구하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기에 앞서 롯데마트 측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 통큰치킨 할인행사는 중소기업간 상생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어긋난다며 강력이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협회의 공문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행사를 지속하고 있다. 5월 1일부터 8일까지 통큰치킨 앵콜 행사 연 롯데마트는 지난달 ‘U-20 월드컵’ 결승 진출을 기념해 보름간 행사를 열었다. 또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통큰치킨을 최저 5,000원에 판매하는 통큰약속 행사를 진행 중에 있다. 협회는 “자제요청에도 불구하고 롯데 측이 행사를 계속하는데 매우 유감스럽다”며 “원가 이하 가격으로 치킨 시장 유통 구조를 무너뜨리는 것은 반 시장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 ‘일제 보이콧’에 시름하는 롯데… 골목상권 침해 맞물리나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2차 경고’에도 롯데마트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아직 통큰치킨 행사에 관해서는 어떠한 입장도 정리되지 않았다”며 “프랜차이즈협회 측으로부터 관련 공문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지난 19일 롯데마트 앞으로 행사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등기로 보냈다.

롯데마트가 통큰치킨 행사를 쉽사리 접지 못하고 있는 건 고객 유입 효과 때문이다. 지난 3월, 9년 만에 통큰치킨 행사가 부활했을 때만 해도 일회성에 그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통큰치킨이 큰 화제를 뿌리는 등 마트 홍보에 효과를 보이고 실제 방문 고객이 늘자 이를 정례화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영업익(84억원)이 전년 대비 79% 하락한 롯데마트로서는 통큰치킨이 동아줄과 같은 존재가 된 셈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롯데마트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모르쇠로 일관하다 자칫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1,000여개 회원사를 거느린 협회가 실제 불매운동을 실행에 옮길 경우 그 파급은 롯데마트나 롯데쇼핑을 넘어 계열사 전체로 번질 수 있다. 협회는 불매운동 대상을 롯데마트에 국한시키지 않고 주류나 음료 등 계열사 전 제품에 두고 있다. 최근 한일 경제 갈등으로 인한 ‘일제 보이콧’의 영향권 아래 놓여있는 롯데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겹치는 중대 국면과 마주할 수 있다.

유통 소비 트렌드 변화로 인해 한 명의 고객도 아쉬운 상황에 놓인 롯데마트가 통큰치킨이라는 동아줄을 포기할지, 아니면 치킨 업계와의 다툼을 불사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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