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갖가지 악재로 시름에 잠겼다. /하나투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시름에 잠겼다. 올해 갖가지 악재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일본 여행 보이콧 이슈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다. 

◇ 성수기에도 여행업계 우울… 한일감정 악화에 여행기업 타격 

여름 성수기 시즌을 맞이했지만 여행업계의 표정이 밝지 못하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로 한국 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면서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다. 국내에선 일본 여행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 여행 예약은 전년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도 해당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일본 여행 신규 예약자 수는 이달 8일 이후 하루 평균 500명 선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평년의 절반 수준이다. 이전 하나투어의 하루 평균 일본 여행 패키지상품 예약자 수는 1,100~1,200명 규모였다. 이외에 모두투어와 노랑풍선도 일본 여행 신규 예약건수가 7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 여파가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여행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얼어붙는 분위기다. 최근 증권업계는 하나투어를 비롯한 주요 여행종목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15일 한일관계 악화로 하나투어의 일본 노선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일관계 악화로 국내 반일감정이 증가하면서 일본노선의 부진이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쟁사 대비 일본 노선이 해외 여행에서 비중이 크고, 자회사 하나투어재팬의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등 하반기 실적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B금융투자도 22일 하나투어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패키지 송출객은 지속적으로 부진했다”면서 “여행 성수기와 맞물려 일본을 중심으로 송출객 볼륨이 하반기부터 상승 반전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현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부적 요인에 힘입어 작년 하반기부터 주춤한 아웃바운드 여행 수요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 대장주 하나투어, 주가 부진 장기화되나  

이 같은 증권가의 실적 우려까지 더해져 하나투어의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투어는 전 거래일 대비 2.57% 하락한 4만3,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발표된 이달 1일 대비 15%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문제는 주가 하락세가 최근 한 달 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나투어는 2015년 7월 면세사업자 선정 호재로 주가가 20만원을 상회할 정도로 급등했던 이력이 있다. 하지만 이후 사업 부진과 대외 여건 악화 악재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올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4월 중순까지 7만원대 선을 유지해오던 주가는 회계 이슈와 갑질 의혹이 터지면서 크게 흔들렸다. 지난 4월 16일 종가(7만5,000원)와 비교하면 최근 3개월간 주가 하락률은 42%에 달한다. 업계에선 일본과의 무역 분쟁 악재가 장기화될 경우, 당분간 투자심리 회복은 요원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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