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과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협치'에 대해 강조했다.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과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협치'를 강조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을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협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 조치를 언급하며 “국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걱정도 해야겠지만, 희망과 자신감을 드릴 수 있도록 정치권은 협치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협치’를 강조한 것은 이날 기준 90일째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국회에 계류된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1,2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추가로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여야 간 정쟁으로 추경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전날(22일), 정부가 일본 수출 규제 조치 대응 차원에서 추가 요청한 추경 근거가 부실하다는 이유에서 심사를 거부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증액과 관련한) 구체적인 예산을 정확히 보고할 수 없다고 한다. 이에 상당 기간 예결위를 열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면서 지역구인 경북 상주로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상황에서 협치를 강조한 것은 ‘여야 간 합의로 국회에서 추경을 처리해 달라’는 호소라는 분석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이인영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에 추경 필요성과 처리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IMF나 OECD 등 국제기구는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이렇게 좋은데 왜 재정을 더 투입하지 않느냐’며 문제 제기를 한다”며 추경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추경이 국회에 계류된 상황에 대해 아쉬움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회에서 추경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야당과의 논의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오찬 간담회에서) 추경이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표현은 많이 하지 않으셨지만 아쉬워한 것으로 안다. (그러면서) 원칙을 잘 지키면서 협치해 추경이 통과됐으면 좋겠다는 의지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추경 통과를 당부한 데 대해 이 원내대표 등 오찬 간담회 참석자도 ‘추경의 중요성과 시급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문 대통령과 오찬 간담회에서 “추경이 불발되면 어떻게 하나,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 크다. 8월에는 추경을 반드시 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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