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퇴임을 앞두고 민갑룡 경찰청장에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등을 두루 만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공개 퇴임식 없이 떠났다. / 뉴시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퇴임을 앞두고 민갑룡 경찰청장에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등을 두루 만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공개 퇴임식 없이 떠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역대 총장과는 달랐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공개 퇴임식 없이 24일 검찰을 떠난다. 대검찰청 회의실에서 검찰연구관 및 사무관 이상 직원들만 참석한 채 간단한 소회를 밝히는 것으로 지난 2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다른 구성원들에겐 전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떠나면서 드리는 말씀’으로 대신했다. 문무일 총장은 “우리 스스로 과오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경계”할 것과 “검찰권능을 바르게 행사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뿐만 아니다. 문무일 총장은 퇴임을 앞두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위치한 경찰청을 방문했다. 퇴임 인사를 위해 경찰청사를 찾은 검찰총장은 처음이다. 더욱이 검경이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라 그의 방문은 눈길을 모으기 충분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문무일 총장에 대해 “인품이 훌륭하신 것 같다”고 높게 평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두 사람은 면담 과정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언급을 삼간 것으로 전해졌다.

문무일 총장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나 검찰이나 국민의 안전,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 게 첫째 임무다. 서로 힘을 합쳐 임무를 잘 완수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차원에서 두 기관이 왕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경의 수사권 조정 문제는 “국회에서 잘 마무리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에 민갑룡 청장도 “경찰과 검찰은 때론 목숨을 걸고 일하는 직업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 검사들이 자연스레 잘 협력하고 일하면서 자긍심을 갖게 게 조직 수장의 가장 큰 책무라는데 공감하고 대화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퇴임 1년 남은 저에게 잘 마무리하라고 덕담해줬다”며 문무일 총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앞서 문무일 총장은 민갑룡 청장 외에도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법조계 인사들을 만났다. 역대 검찰총장 가운데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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