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노동신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노동신문-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측의 무기장비 도입과 한미 훈련을 비난하며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를 정당화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 측을 비난했지만, 북미 실무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겠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6일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지역에 첨단 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남조선 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을 조직하고, 직접 지도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남조선군부호전세력들이 저들의 명줄을 걸고 필사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최신 장비들은 감출 수 없는 공격형 무기들이며, 그 목적 자체도 변명할 여지없고, 숨길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 국가의 안전에 위협으로 되는 그것들을 초기에 무력화시켜 파철로 만들기 위한 위력한 물리적 수단의 개발과 실전배치를 위한 시험은 우리의 안전보장에 있어서 급선무적인 필수사업”이라고 미사일 발사를 정당화했다.

특히 “세상사람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공격형무기반입과 합동군사연습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우리 ‘당국자’를 비난한 뒤, “부득불 남쪽에 존재하는 우리 국가안전의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초강력 무기체계들을 줄기차게 개발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 25일 발사한 두 발의 발사체는 단거리 신형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 국방부와 합참 등에 따르면, 강원도 호도반도 일대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50km 고도로 각각 490km와 690km를 비행했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잠정 결론 내렸다. 향후 한미 간 정밀평가를 통해 최종판단을 내릴 예정이며, 북한을 향해서는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지 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미국의 다수 안보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 내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판단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 연구원은 워싱턴 포스트에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회동을 과잉 열망의 증거로 해석했을 수 있다”며 “그래서 약간 물러나 무엇을 더 얻어낼 수 있을지 살피는 것이며 이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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