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휴가 중 장태산 휴양림에서 시민들과 만나 악수를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청와대 제공
지난해 여름 휴가 중 장태산 휴양림에서 시민들과 만나 악수를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청와대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9일부터 예정됐던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정상적인 업무를 이어간다. 일본과의 무역갈등,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북미 실무협상 등 대통령의 시급한 판단이 필요한 외교현안이 적지 않아 자리를 비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부터 오는 8월 2일까지 하계휴가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결국 취소했다. 다만 “직원들의 예정된 하계휴가에 영향이 없도록 하라”는 문 대통령의 당부에 따라 대통령의 스케줄에 휴가를 맞췄던 청와대 관계자 상당수는 그대로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라졌다. 매주 월요일 개최되던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도 이날은 열리지 않는다.

대신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후 늦게 제주도를 찾아 2박 3일 간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호실장 등 소규모 인원만 대동한 채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지인의 집에 머물었으며, 인근의 식당을 찾은 모습이 주민들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대통령의 휴가 일정을 일주일 전부터 공지했던 관례와 달리, 올해는 예정된 휴가 당일 직전까지 청와대에서는 최대한 언급을 자제했었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 강행, 북미 비핵화 협상 등 굵직굵직한 이슈가 있었음에도 휴가를 다녀왔던 지난 두 해 동안과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그만큼 현 한일 간 무역갈등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오는 2일 각의에서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본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접수된 의견이 많은 만큼, 14일의 ‘숙려기간’을 거치지 않겠느냐는 국내 일각의 관측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모양새다. 우리 측으로 하여금 대비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아베 총리의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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