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인수설이 제기됐던 두올산업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직면하게 됐다. /뉴시스
빗썸 인수설이 제기됐던 두올산업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직면하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빗썸 인수설’로 큰 화제를 모은 두올산업이 적잖은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빗썸 측이 발끈하며 인수설을 부인한 데 이어, 주요 빗썸 주주사들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빗썸 최대주주인 비티씨홀딩컴퍼니와 2대주주 비덴트는 최근 두올산업을 상대로 15억원 및 이자 등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금액 규모는 두올산업의 자기자본 261억원 대비 5.74%에 해당한다.

이 같은 소송의 배경은 두올산업이 지난 9일 발표한 공시에서 비롯됐다. 두올산업은 이날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공시를 통해 싱가폴 국적의 SG BK그룹이 발행하는 유상 신주 1만3,480주(57.41%)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입되는 자금은 2,357억원에 달하며, 취득목적은 ‘사업의 다각화’다. 두올산업은 자금조달을 위해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자기자본 261억원, 연매출 400억원대 중소 자동차 부품회사인 두올산업의 이 같은 행보는 큰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자기자본 대비 9배, 시가총액 대비 3배나 많은 금액을 투입해 타법인 지분 확보에 나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SG BK그룹이 지니고 있는 의미와 상징성은 또 다른 ‘설’로 이어졌다. 바로 두올산업의 빗썸 인수설이다. SG BK그룹은 성형외과 의사 출신 투자자로 유명한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곳이다. 또한 김병건 회장→BK BM홀딩스→SG BK그룹→BK SG→BHTMB홀딩스→비티씨홀딩컴퍼니→비티씨코리아닷컴으로 이어지는 빗썸 지배구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비티씨코리아닷컴은 빗썸의 운영사이며, 현재 비티씨홀딩컴퍼니(75.99%), 비덴트(10.55%), 옴니텔(5.01%) 등이 주요 주주다. 지난해 빗썸 인수에 나선 김병건 회장은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0%+1주를 4억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00억원 가량의 잠금을 남겨둔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두올산업이 SG BK그룹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연스레 두올산업의 빗썸 인수설이 불거졌다.

이 같은 발표 이후 두올산업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빗썸의 대주주격인 BTHMB홀딩스 측은 두올산업의 빗썸 인수 추진은 사실무근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BTHMB홀딩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두올산업과 SG BK그룹 측이 재무적 투자 의사를 타진한 바는 있지만, 어떠한 계약도 체결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SG BK그룹은 BTHMB홀딩스 펀딩에 대한 의사결정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소문으로 인해 빗썸의 신뢰도가 추락했다며 법적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중소기업인 두올산업이 기업가치 8,000억원의 빗썸을 인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사실과 다른 소문이 퍼진 탓에 투자자들이 투자의사를 철회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게 BTHMB홀딩스의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작은 회사가 큰 회사 인수에 나설 경우 우려의 시선을 받기 마련인데, 이번 사태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창현 두올산업 대표이사는 지난 1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빗썸 직접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두올산업이 SG BK그룹 지분 취득에 나서는 것과 SG BK그룹이 BTHMB홀딩스 인수를 추진 중인 것은 사실이고, 결정되면 사실에 근거해공시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비티씨홀딩컴퍼니와 비덴트가 실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다툼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한편, 두올산업 측은 제기된 소송에 대해 “밥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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