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선박용 배터리 시스템의 첫 국산화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선박용 배터리 시스템의 첫 국산화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논란으로 핵심 기술 및 소재의 국산화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선박용 배터리 시스템의 첫 국산화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삼성SDI와 공동 개발한 ‘선박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이 국내 업계 최초로 노르웨이 선급인 DNV-GL사로부터 형식승인을 획득했다고 29일 밝혔다.

형식승인이란 선급에서 제시하는 안전 및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지 검증하는 절차로, 인증을 받아야만 선박에 적용할 수 있다. DNV-GL은 충방전 안정도 시험, 화재 전파 시험 등 총 31건의 까다로운 시험을 거쳐 인증을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은 선박의 발전기와 전력부하를 최적의 상태로 제어 및 관리해 발전기 연료소모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환경오염 물질 배출 감소는 물론 선박 운항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요구 증가와 더불어 대형 상선 및 해양 설비 제품에서는 효율적인 보조전원의 역할로서 배터리 시스템 적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명섭 DNV-GL 영업본부장은 “자동차 업계로부터 불어 닥친 배터리 분야의 혁신 덕분에 배터리의 가격은 낮아지고, 에너지 밀도는 더욱 높아졌다”며 “대형 선박에도 배터리 시스템이 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에너지원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배터리 전문 제조사인 삼성SDI와 공동으로 선박 내에서 발생하는 진동, 전자파, 먼지, 침수 및 화재 등 다양한 위험 요소로부터 안전하면서 성능이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 개발을 진행해왔다.

특히, 이번 선급 인증으로 그동안 환경규제가 엄격한 북유럽의 대형 기자재 업체를 중심으로 공급했던 고가의 선박용 리튬 이온 배터리 시스템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체 제작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심용래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이번에 개발한 배터리 시스템은 국산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는 물론 선박의 크기, 전력 사용량에 맞춰 원하는 용량으로 확장할 수 있는 모듈 방식으로 범용성도 높은 제품”이라며 “모든 선박에 적용 가능한 배터리 시스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선박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바르질라(Wärtsilä)와 공동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의 선박 적용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는 등 차별화된 친환경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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