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치적 갈림길에 설 때마다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다. 그는 올해 여름휴가로 또 한 지리산으로 향했다. /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치적 갈림길에 설 때마다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다. 그는 올해 여름휴가로 다시 한 번 지리산을 택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름휴가 겸 산행을 떠났다. 행선지는 지리산이다.

그는 휴가가 시작된 지난 29일 지인 몇 명과 함께 지리산 종주길에 올랐다. 정상에 오르면 능선을 타고 소백산맥을 따라 충북 속리산까지 걸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산을 좋아하는데다 그간 제대로 쉬지 못한 만큼 작심하고 떠난 산행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산행을 마치고 돌아올 박원순 시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정치적 결단이 필요할 때마다 지리산을 찾았던 과거 사례들 때문이다.

실제 그는 2011년 7월 지리산에서 강원, 속초, 설악산까지 49일간 백주대간 종주를 하며 서울시장 보권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뿐만 아니다. 2017년 1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복잡한 생각을 덜어낸 곳도 지리산이었다. 당시엔 3박4일 동안 지리산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걸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여름휴가에도 지리산 산행을 계획했다. 이를 두고 3선 시장으로서 시정구상을 가다듬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폭우로 재난사고가 발생하자 일정을 중단하고 급히 귀경했다.

때문에 올해 지리산 종주는 작심하고 떠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의 고민은 이전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민선 7기 1주년 간담회에서 밝힌 것처럼 “남은 3년간 결실을 거둬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성공한 시정이 대권의 발판이 된다는데 이견이 없다. 박원순 시장은 종주를 마치고 내달 2일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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