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시아안보포럼에서 만났던 강경화 장관과 고도 다로 일본 외무상. /뉴시스
지난해 아시아안보포럼에서 만났던 강경화 장관과 고도 다로 일본 외무상.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일본의 무역규제로 촉발된 한일 간 갈등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미국이 적극적인 중재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걸음 물러서 신중한 입장을 취했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미국의 동맹국이자 동아시아 안보의 두 축인 한일 양국의 갈등이 심각해지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게 협상할 시간을 갖기 전까지 ‘분쟁 동결 협정’(standstill agreement)에 서명할 것을 촉구했다. 스탠드스틸 협정은 현 상황을 ‘동결’하고 협상 시간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그 자체로 분쟁의 종결은 아니지만, 사태가 더욱 악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무대는 오는 2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안보포럼(ARF)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이뤄진 질의응답에서 “나는 강경화 장관과 고노 다로 외무상을 만날 것”이라며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ARF에서 3국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청와대도 미국의 중재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미 간에도 여러 채널로 (한일) 갈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스탠드스틸은) 그만큼 한일 간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갈등 상황에 (미국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여지고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길 원하지 않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지금 한일·한미·미일 간 다각도의 여러 채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대통령도 말했지만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