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AP-뉴시스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트럼프 행정부 내 대북 강경파로 통하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약속을 어긴 게 아니다”며 감쌌다. 볼턴 보좌관이 한 때 대북 선제공격까지 거론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백악관 내 대북 기류가 상당히 긍정적임을 파악할 수 있다.

31일(현지시각)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 출연한 볼턴 보좌관은 “(도발 중단 약속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관한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 약속을 어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빠른 시일 내 개최키로 했던 북미 실무협상은 아직까지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김 위원장이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자신은 준비가 돼 있다고 다시 말했었는데, 언제 진짜 약속과 비핵화 실무협상이 시작될지 물어봐야 한다”며 “북한으로부터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최근 두 차례의 북한 미사일 도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미사일 발사”라며 “전혀 위협이 되지 않고, 언짢지 않다”고 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북한과) 실무협상이 곧 다시 시작하길 희망한다”며 미사일 발사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북한도 최근 잇따른 미사일 및 방사포 발사는 미국이 아닌 대남 메시지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다음 날인 26일 북한 매체를 통해 “남조선 지역에 첨단 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남조선 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의 미사일 발사에 관해 북미 양측이 서로 무관하다는 식으로 거리를 두고 있지만, 실무협상을 앞두고 일종의 기세싸움을 벌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당장 북한이 비난하며 중단을 요구했던 한미연합훈련의 당사자가 미국이라는 점만 봐도 연관성을 의심할 수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미국을 상대로 (도발을) 했다가는 지금 협상 판이 깨질 수 있으니 일종의 성동격서로 돌려치기를 하는 것”이라며 “우리를 향해서 쏘는 거라고 얘기를 하지만, 누가 봐도 군사적으로는 미국을 의식한 거라고 해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장외압박 차원에서 벼랑 끝 전술을 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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