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이 독도, 독립, 광복 등 일본에 민감할 수 있는 사안과 거리를 두고 있다. / 뉴시스
일본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이 독도, 독립, 광복 등 일본에 민감할 수 있는 사안과 거리를 두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오는 2일로 예상되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을 앞두고 국내 반일감정이 극에 달한 가운데, 편의점 빅3 중 하나인 세븐일레븐에 이목이 집중된다. 일본의 무역보복 상황과 다가오는 광복절을 기념해 애국심을 고취하는 마케팅에 업계가 몰입하고 있는 와중에 독자 노선을 걷고 있어서다.

◇ GS25‧CU, 토종 브랜드의 자신감

세븐일레븐의 나홀로 행보가 한일 양국의 경제 갈등 국면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경제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시국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국민 생활과 밀접한 편의점 업계에서도 국력을 결집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지만 세븐일레븐은 이와 동떨어진 모습이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너나 할 것 없이 애국 마케팅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대외 여건, 여기에 국가기념일인 광복절을 앞두고 관련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선 감정에 호소하는 애국 마케팅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일본과의 경제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그들의 기획 의도를 쉽사리 폄훼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동안 역사 알리기에 앞장서 온 GS25는 경제 위기 국면에서도 관련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법인체인 GS리테일 차원에서 광범위한 애국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대표 브랜드인 GS25는 국가보훈처, 독립기념관과 함께 태극기 역사를 소개하는 스티커를 제작해 도시락 전 상품에 부착하기로 했다.

GS25은 꾸준히 애국 캠페인을 전개하며 ‘공익 플랫폼’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도 독립운동가 100인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데 마케팅을 집중했다. 이어 지난 3월과 4월 한 달 간격으로 각각 ‘여성 독립운동가 51인 알리기’, ‘임시정부 47인 알리기’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1일부터는 태극기 스티커 부착과 특정 조건을 채운 고객들에게 독도사랑 에코백을 증정하는 이벤트로 마련했다. 관련 이벤트는 GS더프레시, 랄라블라, GS프레시 등 자매 채널과 함께 진행한다.

◇ ‘일본과 무관?’… 세븐일레븐의 궁색

CU도 애국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앞서 지난 3월에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함께해요 3‧1운동 100주년 캠페인’을 펼쳤다. 2016년에는 광복절을 기념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소형 태극기와 바나나 우유 무료로 지급했다. 가맹점주들과 독도 경비대를 방문해 후원금을 전달하는 행사도 이어오고 있다.

또 CU 탄생 7주년과 몽골 진출 1주년이라는 겹경사를 기념해 8월 한 달 동안 여행상품권 증정, 할인 판매 등의 이벤트를 실시한다. 1990년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출발한 CU는 2012년 독립의 길을 걸었다. 훼미리마트 간판을 떼고 독자 브랜드 CU로 전환했다. 보유하고 있던 일본 지분 25%는 2014년 상장 과정에서 모두 정리했다. 최근 독립유공자유가족 복지사업조합이 한강여의도 1, 2호점 운영업체를 CU로 선정한 배경에도 국내 독자 브랜드라는 점이 작용했다.

이외에도 이마트24가 오는 7일 개봉 예정인 영화 ‘봉오동전투’와 손잡고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를 기획을 마련했다. ‘반합옛날도시락’, ‘불닭폭탄주먹밥’, ‘전투버거’ 등 프레시푸드 3종을 선보였다.

애국 캠페인과 거리를 둬 온 세븐일레븐은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요즘 시국이나 광복절과 연계한 캠페인, 마케팅 활동 계획이 없는 상태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광복절까지 2주라는 시간이 남아있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관련 기획은 없다”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일본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독도나 독립, 광복 등의 키워드는 배제하면서도 한국전쟁과 연계된 국군 장병 응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계속해 일본과의 관련성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브랜드 로열티를 미국 세븐일레븐에 지불한다는 걸 면피 사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코리아세븐의 로열티 지불 대상인 미국 SEI(세븐일레븐 인터내셔널)는 일본 자본에 속해있다. 미국 태생인 세븐일레븐은 1991년 일본의 유통기업 이토요카도에 지분이 매각 돼 현재 일본 ‘세븐 앤 아이 홀딩스’ 소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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