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략물자 대상 품목 수입현황과 일본의 7/1 수출규제 이후 관련 한일기업 주가 변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전망'
한국의 전략물자 대상 품목 수입현황과 일본의 7/1 수출규제 이후 관련 한일기업 주가 변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전망'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일본의 한국에 대한 포괄적 수출규제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일본이 공급독점력을 가지고 있는 일부 부품·소재·장비 품목의 공급차질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사슬’에 따라 일본 업체에 오히려 더 큰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1일 발간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 부품소재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2010년 243억 달러에서 2018년 151억 달러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대일 무역수지 적자에서 부품소재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이 가운데 대일 수입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707개, 100%인 품목도 82개나 된다. 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캐치올 규제(비리스트 포괄 규제)에 들어갈 경우, ‘조업중단’ 사태까지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봤을 때, 한국경제 전반에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보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글로벌 공급사슬에 따라 선도업체인 삼성, LG, SK 등의 생산차질은 일본 기업에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의 전자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및 OLED 패널 수급난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생산차질과 이에 따른 일본 납품업체의 피해 ▲한국의 중장기적 ‘탈일본화’ 등이 주요 근거다.

실제 지난달 1일 일본정부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기업의 주가 변화에서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7월 1일 대비 각각 0.32%, 3.92%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오히려 9.5%나 상승했다. 반면 일본의 소재기업의 경우 TOK의 주가가 1.04% 상승한 반면 다른 기업들은 하락했고 그 중에서도 고순도 불화수소 생산기업인 Stella Chemifa의 주가는 6.47%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본정부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되고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제한에까지 이르게 되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생산 감소는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글로벌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을 감안하면, 일본정부의 7.1 수출규제 강화조치는 오히려 일본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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