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반일감정과 일본 불매운동이 거센 가운데, 에어서울은 얼마 전 아찔한 논란에 휩싸였다.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기내식 세트메뉴를 선보였는데, 일부 메뉴에 일본 ‘아사히 맥주’가 포함돼있었던 것이다.

아사히 맥주는 일본을 대표하는 맥주이자, 대표적인 불매운동 대상 제품으로 꼽힌다.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넓다보니 판매 급감 현상이 실제로 나타났고, 아예 판매를 중단하는 곳도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아사히 맥주를 세트메뉴에 포함시킨 것은 국민정서에 반하는 행보였고,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에어서울은 서둘러 대응에 나섰다. 해당 메뉴 소개 이미지를 홈페이지에서 내리는 한편 “한일관계가 악화되기 이전에 준비했던 메뉴 이미지가 그대로 노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세트메뉴에는 아사히 맥주가 아닌 클라우드 맥주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서울은 즉각적인 해명 및 조치 덕분에 논란이 더 크게 확산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에어서울 홈페이지 ‘카페민트’ 메뉴. 아사히 맥주가 포함된 세트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에어서울 홈페이지
에어서울 홈페이지 ‘카페민트’ 메뉴. 아사히 맥주가 포함된 세트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에어서울 홈페이지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고 어느덧 열흘이 지났다. 그런데 에어서울의 후속 조치엔 다소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에어서울 홈페이지 ‘사전 기내식 주문’ 페이지에서 문제가 됐던 맥주가 포함된 기내식 세트메뉴는 현재 구성과 이미지 모두 아사히 맥주가 아닌 클라우드로 변경돼있다. 하지만 기내에서 판매하는 음식 및 음료, 굿즈, 기념품 등을 소개하는 ‘카페민트’ 메뉴엔 여전히 아사히 맥주가 포함된 세트메뉴가 남아있다. 아사히 맥주 2캔과 허니버터오징어로 구성된 ‘오맥세트’가 그것이다.

에어서울이 불편한 시선을 받고, 즉각적인 조치 및 해명에 나선 이유는 다름 아닌 ‘현 시국에서 굳이 아사히 맥주를 세트메뉴에 포함시켰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지적에서 ‘오맥세트’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같은 문제가 지적될 수밖에 없는 메뉴인데, 논란 이후에도 버젓이 남아있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행여 꼼꼼함의 부족이라 하더라도, 에어서울이 행한 조치 및 해명의 진정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일본과의 갈등은 국내 항공업계에 상당한 여파를 주는 사안이다. 특히 에어서울처럼 일본 노선 비중이 높았던 곳은 실질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일수록 보다 세심한 대처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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