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지난 5월부터 모금을 시작한 투쟁기금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지난 5월부터 모금을 시작한 투쟁기금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난 5월부터 모금을 시작한 투쟁기금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한국당은 총선을 앞두고 효과적인 원내·외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며 소속 의원들에게 ‘자발적’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하지만 모금의 성격과 시기에 대해 정치권에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당에 따르면, 최근 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발송한 공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이고 잘못된 독주를 막기 위해 당은 치열하게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고 있다”며 “효과적인 투쟁을 위해 투쟁자금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야당이 된 후 재정여건이 여의치 않다”고 투쟁기금 모금을 독려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투쟁기금 모금이 ‘자발적’ 성격이 아니라 ‘반강제적’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난 5월에 이어 최근 공문을 재차 보낸 것은 사실상 투쟁기금을 내라는 ‘강제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7월 중순까지 30여분의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했고, 참여하지 못한 일부 의원들이 참여 방법을 알려 달라는 요구가 있어 재차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갈등에 대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시기에 제1야당이 ‘대정부 투쟁기금’을 모금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대일 경제 전쟁으로 불리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전 국민이 대동단결 한마음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의 인식이 심각하고 염려스럽다”면서 “대정부 투쟁기금을 대대적으로 모집하며 대일 경제 전쟁에 나서는 장수의 발목을 잡는 잡겠다는 발상은 대놓고 ‘일본편’을 자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재두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국가 위기 앞에서 정권투쟁자금을 모아 온 한국당의 작태는 과거 온 국민들이 독립운동을 할 때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지사들을 쫓고 국민들을 위안부로 징용으로 내몰던 친일파들과 다를 게 하나 없다”면서 “진정 한국의 보수당이라면 아무리 문재인 정권이 밉더라도 국가 위기 앞에서 국민과 함께 대아베정권 투쟁자금 즉 ‘제2독립운동’ 자금을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5일 박맹우 사무총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투쟁기금은) 문재인 정권의 일방적이고 잘못된 독주를 당이 막아내기 위해서는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는 많은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진행되어 온 것이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되어 온 제1야당의 정상적인 당무활동의 일환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박 사무총장은 “민주당과 평화당의 대변인은 전후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제1야당의 정상적인 투쟁자금 모금행위에 대해 친일파의 행태라는 망언까지 쏟아냈다. 일본의 경제보복을 또다시 정치에 악용하는 나쁜 선례를 만든 것”이라며 “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과 함께 ‘제2의 금 모으기’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일부 정당이 또 다시 나쁜 정치 작태를 보인 것이다. 제1야당을 음모에 빠뜨려 내년 총선에서 이득을 보겠다는 계산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뿐”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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