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5일,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계'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5일,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계'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결국 폭발했다. 손학규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에서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에게 ‘손학규 퇴진을 혁신위의 최우선 과제로 해달라'고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발끈'했다.

그는 당내 계파 갈등 중심에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른정당계를 당내에서 쫓아버리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손 대표는 “바른정당계가 손학규의 퇴진을 이토록 요구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저를 퇴진시킨 후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 자유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행여라도 바른미래당을 한국당에 갖다 바치려는 분들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라. 한국당으로 가려면 혼자 가시지 바른미래당을 끌고 갈 생각은 진작 버리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바른미래당을 ‘다당제의 연합정치로 민주주의를 열어갈 역사적 과제가 주어진 정당, 좌우와 보수‧진보 통합으로 실용 정치 추구하는 정당’ 등으로 규정하며 “양당제가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분, 1‧2번 아니면 출마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그 양당으로 돌아가실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제3의 길’ 개척에 앞장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면서 제3의 길 개척 과정에서 ‘방해되는 인사들은 내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람들을 모아서 새로운 길, 제3의 길을 열고 대한민국을 새로운 나라로 만들기 위해 어떠한 수모도 견뎌내겠다.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길에 밀알이 되고 바탕이 되겠다. 이 길을 여는데 돌을 치우고, 쓰레기를 치우고, 온몸이 부서지고 망가져도 그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바른정당계 축출할까

손학규 대표가 작심하고 바른정당계를 겨냥해 비판한 것은 ‘당내 주도권 확보를 위한 행보’로 보인다. 현재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당 대표를 포함해 모두 9명이다. 이 가운데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3명), 청년 최고위원 등 5명은 지난달 24일 이후 여러 사유로 ‘최고위원회의 보이콧’으로 손 대표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최고위 의결정족수(5명)가 채워지지 못해 당무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학규 대표도 최고위 보이콧 중인 이들에게 “당원, 당직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당무에 복귀하지 않자 결국 ‘바른정당계 배제’라는 카드로 당내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손 대표 측은 ‘당내 주도권 확보’라는 행보에 대해 선을 그었다. 손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5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손 대표가 당내 화합을 위해 엄청 오랜 기간 노력했다. 그동안 손 대표가 당권을 쥐고 있었지만, 당무에서 본인 주도로 한 게 사실상 없다”면서 “그런데도 유 전 공동대표 등이 진짜로 원하는 게 자강이 아니라 한국당과 통합을 생각하는 게 드러나니까 대표가 '당을 지키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같은 날 “당 의사결정 구조가 손 대표와 멀어진 5명과 그렇지 않은 4명으로 구성돼 있긴 하지만 (손 대표가) 당 의사결정에 주도권을 쥐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의사 결정은 당 대표에게 집중돼 있다”면서 “손 대표가 전과 비교해 강한 메시지를 낸 것은 ‘그동안 참다가 주변의 주문에 한꺼번에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손 대표의 메시지가 사실상 ‘바른정당계 축출’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도 “한국당과 관련된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신호”라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합치겠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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