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권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비판에 강도 높게 맞서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사진은 노영민 비서실장이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 뉴시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야권의 비판에 강도 높게 맞서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사진은 노영민 비서실장이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문재인 정부를 향한 각종 비판에 단호하게 대응했다. 야권이 문재인 정부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데 따른 ‘정면돌파’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는 야권 공세에 노영민 비서실장이 방어하는 형세로 진행됐다.

야권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행보를 강하게 질타했다. 쟁점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도발 및 중국‧러시아 영공 침해 당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주재를 하지 않았다는 점과 ‘친일 관련 재판 참여 의혹’ 등이었다.

김정재 한국당 의원은 “위중한 안보 속 우리나라 대통령은 안 보인다. 중국‧러시아(의 한국 영공) 침범 때 NSC는 당연히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도 세워야 하는데 소집은 커녕 여당 원내대표단과 한가하게 식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지난달 26~28일 가족들과 비공개로 제주도를 방문한 점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국가 안보가 위중한 상황에서) 제주도 가도 되냐”고 거듭 비판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허위 서류를 작성해 친일파 김지태의 재판 승소를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운영위 전체 회의에 출석한 청와대 참모진을 겨냥해 “김지태의 상속세 소송에서 문 대통령이 변호사로 허위 증거자료를 제출해 승소하는 데 가담했는지 확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폭발’한 노영민

노영민 비서실장은 야권 공세에 결국 폭발했다. 김정재 의원이 문 대통령의 NSC 주재 여부를 질의한 데 대해 “대통령은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고, 특히 카디즈(KADIZ‧한국방공식별구역)‧영공 침입에 대해 ‘본질을 오해하지 말고 정확히 대응하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주말 동안 제주도를 찾은 점을 비판한 데 대해 “대통령은 밥도 못 먹냐”고 거칠게 반박했다.

노 실장은 곽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곽 의원을 향해 손에 볼펜을 쥔 채 삿대질하며 “(곽 의원은) 지금 말씀하신 것에 대해 책임질 수 있냐.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지 말고 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에 가서 말씀하라”고 맞섰다. 사실상 명예훼손 발언인 만큼 ‘헌법상 면책특권이 인정되지 않는 자리에서 주장하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노 실장의 답변 태도에 분노했다. 이들은 의사진행발언에서 노 실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노 실장은 “(곽 의원이 문 대통령 사위가 연루된 게 아니냐고 주장한) 토리게임스 발언과 김진태 친일 관련 문제는 고소가 돼 있다. 현재 일본의 (경제) 보복 대응에 어려운 상황인데 국회에서 사실관계를 확인도 안 하고 대통령을 모독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맞섰다.

결국, 노 실장과 한국당 의원 사이에 공방이 오후까지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인영 운영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 협의로 정리하라’면서 중재에 나섰다. 이에 노 실장은 이날 오후 공방으로 한 차례 정회한 뒤 다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곽 의원에게 ‘정론관에 가서 하라’고 한 발언은 취소한다. 제 발언으로 인해 원만한 회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에 유감”이라고 사과하면서 사태는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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