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에 이어 6일에도 주식시장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뉴시스
지난 5일에 이어 6일에도 주식시장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검은 월요일’을 넘어 ‘암흑의 월요일’이었다. 이어진 6일에도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은 달라지지 않았다. 갈등으로 점철된 세계경제 속에 전망 또한 깜깜하다.

월요일인 지난 5일, 주식시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2.20포인트(0.61%) 내린 1,985.93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1945.39까지 하락했으며, 1,946.98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전일 대비 51.15포인트(2.56%)의 하락세를 보였다. 장중저점은 2016년 11월 9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는 2016년 6월 2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1,950 아래로 내려온 것도 2016년 6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아예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장중 6% 이상 급락하면서 2016년 6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하락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종가 기준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7.46%나 급락했다. 7%의 하락폭은 2011년 9월 26일 이후 처음이고, 종가 기준 코스닥 지수가 560 아래로 떨어진 건 2015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지난 5일 주식시장은 수년 만에 각종 나쁜 기록을 갈아치우며 또 하나의 ‘검은날’을 기록하게 됐다. 이날 하루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사라진 시가총액만 50조원에 육박한다.

◇ 악재 위에 덮친 악재, 반등 기대도 어려워

이 같은 주식시장 움직임은 세계경제 전반에 드리운 갈등과 불확실성, 그리고 국내를 덮친 각종 악재 때문이다.

우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증시와 환율이 요동쳤다. 미국이 중국 수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추가 확대한 가운데,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포치(破七)’를 용인하는 것으로 맞섰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8년 5월 이후 무려 11년 3개월 만이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갈등이란 또 다른 악재도 안고 있었다. 한일 양국은 최근 미국과 중국 못지않은 경제갈등을 겪고 있으며,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선제공격을 가한 일본에 맞서 우리 정부가 강경한 맞대응을 선포한 상태다. 안팎으로 갈등과 불확실성만 커지다보니 주식시장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 임상실험 중단을 발표한 신라젠을 비롯해 제약·바이오주가 대거 휘청거리면서 악재에 악재가 덮치는 양상이 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주가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강수로 또 다시 강경대응에 나섰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무려 199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과 중국의 강대강 대치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일 갈등 역시 당분간 악화일로가 불가피해 보이며, 국내에서도 이렇다 할 호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금융시장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입을 모은다.

실제 주식시장 흐름도 이러한 전망을 따라가고 있다. 당장 6일 장중 한때 코스피 지수가 1,900선마저 무너지는 등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또 다시 전거래일 대비 29.48포인트(1.51%) 하락한 1917.50에 마감했으며, 코스닥은 18.29포인트(3.21%) 하락한 551.50에 마감했다.

이에 정부당국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6일 금융투자업계 긴급간담회에서 “복수의 대외적 악재가 겹쳐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일어난 측면이 크다”고 이번 사태를 진단하는 한편 “과도한 반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 금융시장의 기초체력은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해 국내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시장 회복력을 극대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른 단계별 컨틴저시 플랜(비상계획)을 이미 준비해놓고 있고, 조치를 적시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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