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당권파와 반당권파는 낮은 당 지지율로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데 이견이 없다. 제3지대 신당을 말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 방법을 두고 입장을 달리했다. 바로 정동영 대표의 사퇴 여부다. / 뉴시스
민주평화당 당권파와 반당권파는 낮은 당 지지율로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데 이견이 없다. 제3지대 신당을 말하는 이유다. 하지만 추진 과정을 두고 입장을 달리했다. 바로 정동영 대표의 사퇴 여부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한 지붕, 두 가족이다. 민주평화당이 당권파와 반당권파로 나뉘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정동영 대표의 사퇴 여부다. 사퇴를 요구하는 반당권파는 “제3지대 신당으로 가는데 걸림돌”이라고 설명했고, 이를 반대하는 당권파는 “당 흔들기”라고 비판했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정동영 대표의 리더십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재에 나선 것은 당 원로들이다.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은 ▲신당 추진 당론 확정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는 신당추진기구 설치 ▲비당권파의 즉시 당무 복귀 등의 내용을 담은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대표는 “큰 틀에서 동의한다”며 수용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반당권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는 중재안을 거부했다. 지도부 일괄 퇴진이 먼저라는 생각에서다.

정동영 대표는 반당권파의 사퇴 압박에 고개를 젓고 있다. 그는 반당권파를 향해 “그쪽에선 무엇을 내려놓겠다는 것인가” 반문했다. / 뉴시스
정동영 대표는 반당권파의 사퇴 압박에 고개를 젓고 있다. 도리어 그는 반당권파를 향해 “그쪽에선 무엇을 내려놓겠다는 것인가” 반문했다. / 뉴시스

◇ “7일까지 정동영 답변 기다릴 것”

양측의 입장차는 더욱 분명해졌다. 5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머리를 맞대고 중재안에 대한 끝장토론까지 벌였지만 답을 내지 못했다. 결국 당권파와 반당권파가 결별 수순을 밟게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무게가 쏠렸다. 양측 모두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당의 위기의식을 공감했으나, 당의 진로에 대해선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동영 대표는 “개혁연대 및 연합은 평화당의 생존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끝장토론을 앞두고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 개혁 그룹, 정의당, 시민사회와 힘을 모으겠다. 녹색당, 청년당 등 새 정치세력과도 적극 연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진보 색채를 강화하자는 주장이다. 반면 대안정치연대는 중도개혁을 앞세웠다. 거대 양당 및 정의당과 차별화를 보여주는 게 당의 살길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대안정치연대는 제3지대 창당 준비를 위해 유성엽 원내대표를 비롯한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10명이 함께 발족한 연대다. 이들은 정동영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오는 7일로 그 기한을 뒀다. 박지원 의원은 “정동영 대표의 답변을 보고 행동에 옮길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사퇴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실제 정동영 대표는 사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현 지도부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결정으로 선출된 지도부”로서, “당의 주인인 당원의 뜻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탈당 그룹을 결성한 것이 해당행위”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화살은 박지원 의원을 겨냥했다. “당의 단합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배후로 박지원 의원을 지목한 것. 당의 진로를 둘러싼 이념 대결이 감정 대결로까지 번졌다.

분수령은 7일이다. 당권파와 반당권파는 이날을 기한으로 두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은 밝지 않다. 이미 정치권에선 분당을 점치고 있다. 이와 함께 평화당이 쏘아올린 정계개편 신호탄이 바른미래당을 흔들면서 제3지대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것이란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정당 간 이합집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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