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에비비테크를 방문해 국산화에 성공한 베어링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에비비테크를 방문해 국산화에 성공한 베어링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를 하겠다고 밝힌 3개 품목 중 일부에 대해 수출허가를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수출규제 방안을 발표한 지 약 한 달만의 일이다. 수출 심사가 최대 90일까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빠른 결정으로 볼 여지가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개별심사 결과 한국에 수출되는 전략물자의 무기 전용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수출허가 결정을 내렸다. 이는 수출규제 대상이라도 절차에 문제가 없다면 수출할 수 있다는 아베 총리의 입장을 국내외에 확인해주는 것이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정부 당국도 일본 경제산업성의 수출허가 사실을 확인했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수출 규제 3개 품목 중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이 허가됐다”며 “우리는 일본의 경제공격이 원상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7일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일부 개정안을 공포하면서도 시행세칙에서 규제품목을 구체적으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반도체 관련 3개 품목 외에 추가 규제대상은 아직까지 없는 셈이다. 1,200여 개에 달하는 전략물자 중 규제품목으로 지정될 경우, 수출시 최대 90일 가량 소요되는 개별심사를 받아야 한다. 추가지정이 없었다는 점에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확전을 자제하자는 일본의 메시지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는 판단을 유보했다. 최대 90일이라는 심사기간 내에서 얼마든지 우리 기업을 괴롭힐 여지가 남아 있고, 규제품목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 자체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애당초 아베 총리의 의도가 규제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아닌,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악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존에 대응책으로 내놨던 소재·부품·장비 관련 탈일본화 정책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날 국내 소재부품 관련 기업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를 하면서 우리 부품·소재기업, 특히 강소기업의 소중함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며 “일본의 부품·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그런 기업들에게 당장 어려움이 되고 있지만 길게 보고 우리의 산업생태계를 바꾸는 기회로 삼아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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