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입각이 유력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보수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의 입각이 사실이라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입각이 유력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보수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의 입각이 사실이라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물론 야권에서도 그가 지명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 정부에서 사법개혁의 밑그림을 그린 장본인으로서, “법제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쳐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명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 야당의 반발이 강하다.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는커녕 9월 국회가 볼모로 잡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청문회 열기 전부터 뭇매…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해야”

당장 문제가 된 것은 폴리페서 논란이다. 조국 전 수석은 교육공무권법 제44조에 따라 이달 1일자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에 복직했다. 장관에 임명돼 다시 휴직을 해도 법률이나 학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내로남불로 지적받은 과거 발언도 선출직 공무원 진출과 임명직 공무원 임용을 구분했던 만큼 “말을 바꾼 적이 없다”는데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급기야 서울대 교내에는 조국 교수의 복직에 대한 찬반 입장이 담긴 대자보까지 붙여졌다.

조국 전 수석이 몸담고 있는 서울대 교내에 학생들의 대자보가 붙여졌다. 그의 복직에 대한 찬반이 분명하게 갈렸다. 논란 속에서 조국 전 수석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될 경우 다시 휴직해야 한다. / 뉴시스
조국 전 수석이 몸담고 있는 서울대 교내에 학생들의 대자보가 붙여졌다. 그의 복직에 대한 찬반이 분명하게 갈렸다. 논란 속에서 조국 전 수석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될 경우 다시 휴직해야 한다. / 뉴시스

물론 조국 전 수석은 “학생들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논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학생들이 교수를 비판하는 것도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자신에게 “그냥 정치를 하라”며 복귀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서울대 보수 표방 학생단체 트루스포럼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북한이 고정간첩과 정보기관을 동원해 일으킨 사태’라고 주장하고 헌재 결정을 부정하는 ‘태극기 부대’ 수준의 집단”이라는 것. 그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의 수강생이나 지도 학생이었다면, 엄히 꾸짖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 전 수석의 페이스북 대응은 야권의 반발을 샀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어떻게 스승이 자기 학교 제자들을 극우라고 부르느냐. 스승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법무부 장관으로 입각이 유력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까지 나서 “양손에 떡을 쥐고 즐기는 것은 무슨 양심이냐. 택일하고 하나에만 전념하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황교안 대표도 “남이 하면 폴리페서고 자기가 하면 앙가주망(사회참여)이라고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의 공세는 청문회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황교안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표한 모두발언은 향후 조국 전 수석의 청문회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표는 조국 전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재임할 당시 ▲인사검증 실패 ▲민간인 사찰 및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페이스북 정치에 따른 국민 편가르기 지적에 이어 ▲특목고 규제 주장과 다른 딸의 외고 졸업,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논문표절 의혹을 열거했다. 여기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철저한 검증”을 강조하고 있다.

조국 전 수석으로선 진위 여부를 떠나 청문회 검증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청문회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그는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청문회 당시 불법 주식투기 의혹을 받은데 대해 한국거래소가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린 것을 사례로 제시하며 “청문회가 후보자의 철학이나 업무능력보다 먼지털기식 흠집내기로 가기 일쑤다. 많은 인재들이 청문회가 두려워 공직을 맡기를 회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황교안 대표는 “구차한 주장”이라며 일갈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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