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국내 언론에서 북한의 통미봉남을 지적하는데 대해 선미후남으로 반박하며 “북한의 막말은 속상해서 하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 뉴시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국내 언론에서 북한의 통미봉남을 지적하는데 대해 선미후남으로 반박하며 “북한의 막말은 속상해서 하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북한이 남한 정부를 향한 막말 수위가 높아졌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첫날인 11일에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담화를 통해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댄다”고 비난했다.

뿐만 아니다. 정경두 국방장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웃기는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대내용’으로 주장하며 “북한의 막말은 속상해서 하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내정된 통일 문제 전문가다.

정세현 전 장관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국이 지금 셈법을 안 바꾸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몸이 달았다”면서 “내년 말까지 끝내야 하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진도가 하나도 안 나갔기 때문에 금년 중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야 된다는 절박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북미 대화에 진전이 없자 절박해진 북한이 남한 정부를 향해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는 신호를 막말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한은 다급하면서도 해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화에 적극 나서려 해도 “미국 실무 관료들은 북핵 문제가 불거진 이후 항상 북한의 선 행동, 후 보상 셈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도 “그걸 중간에서 조정해줘야 될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란 걸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정세현 전 장관은 국내 언론에서 말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에 선을 그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서 한국 정부의 참여를 배제하는 게 아니라 대화의 우선순위를 미국에 맞췄다는 것. 이른바 ‘선미후남(先美後南)’이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를 먼저 개선하지 않으면 개성공단이든 금강산 관광이든 우리 기업들의 대북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지금은 남북 대화할 가능성도 없지만 순서로 봐서 할 필요도 없다”고 부연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론 다음날 북한이 미사일을 쐈기 때문에 모양새는 안 좋게 됐으나 비 온다고 이게 하루 종일 오는 비가 아니다”면서 “비 그친 뒤 일을 또 생각해야한다. 8·15경축사를 계기로 뭔가 새로운 방안이 나오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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