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주중 한국 대사와 조국 법부무 장관 후보자가 출신 대학에서 진행하는 설문조사에서 각각 최악의 동문, 부끄러운 동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 / 뉴시스
장하성 주중 한국 대사와 조국 법부무 장관 후보자가 출신 대학에서 진행하는 설문조사에서 각각 최악의 동문, 부끄러운 동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장하성 주중 한국 대사와 조국 법부무 장관 후보자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으로 현정부 출범 직후부터 지금까지 요직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대학 동문들에겐 외면을 받는 모양새다. ‘부끄러운 동문’이나 ‘최악의 동문’을 뽑는 교내 설문조사에서 높은 득표율을 보이고 있는 것. 투표 결과를 마냥 부인하기도 어렵다. 재학·졸업 등에 대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하성 대사와 조국 후보자는 각각 온라인 커뮤니티인 고려대 고파스와 서울대 스누라이프에서 진행 중인 투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장하성 대사는 ‘문재인 정부 3년차 고려대생이 뽑은 최악의 동문’으로, 조국 후보자는 ‘2019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으로 불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후보자는 각 투표마다 14명이 제시됐다. 이중에서 서울대 측은 한 사람이 3명까지 중복 투표가 가능하게 했고, 고려대 측은 단 1명만 지목하게 했다.

장하성 대사와 조국 후보자에 대한 불만은 현정부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 뉴시스
장하성 대사와 조국 후보자에 대한 불만은 현정부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 뉴시스

◇ 부메랑 맞은 조국, 회전문 인사 장하성

물론 투표 결과에 공신력이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그 결과 또한 달라질 수 있다. 고려대와 서울대 측 모두 투표기간은 한 달이다. 투표가 진행된 지 아직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투표 결과를 각 대학 구성원들의 전체 의견이라기보다는 두 사람의 상징성을 감안해 현정부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장하성 대사는 문재인 정부 초대 정책실장으로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도했다.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후 야권의 비판 속에서 교체됐으나, 자유인으로 돌아간 지 4개월여 만에 주중대사로 컴백했다. 문제는 그가 외교 경험이 없는데다 중국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야권의 질타를 받은 이유다. 조국 후보자 역시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발탁된데 이어 8월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받았다.

특히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조국 후보자의 경우 해당 투표가 부담이 될 만하다. 당장 보수 야당으로부터 눈총을 받아야 했다. 과거 그의 발언 때문이다. 2017년 3월 부산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북콘서트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 조윤선 전 정무수석,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위~3위를 기록한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 결과를 언급하며 “한국당 법사위 간사가 김진태 의원인데 어떻게 악조건 상황을 돌파할 것이냐”고 물은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진태 의원은 조국 후보자를 향해 “나더러 3위라고 비아냥거린 적이 있었다. 2년 전 잣대를 본인에게도 적용하기 바란다”면서 “민심은 이렇게 돌고 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 9일 기준으로 조국(3,188표) 후보자에 이어 유시민(1,107표) 노무현재단 이사장, 안민석(810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해찬(697표) 더불어민주당 대표, 나경원(606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장하성(48%) 대사와 함께 고려대생이 뽑은 최악의 동문은 같은 날 기준으로 이명박(11%) 전 대통령, 기타(10.3%), 안희정(7.3%) 전 충남도지사, 고 노회찬(5.1%) 정의당 의원 순이다. 다스 비자금 횡령 및 삼성 뇌물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 장하성 대사에 대한 불신이 월등히 높은 셈. 하지만 현 정부 인사가 비호감일 뿐 전임 정부 인사가 호감이란 뜻은 아니라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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